덕유산 출사기
덕유산 상고대 사진들을 인터넷에서 접하고
나도 한번 찍어봐야지 여러 해 동안 고대해왔었는데
드디어 오늘 반분은 풀었습니다.
오게된, 같이한 동료(7명)들의 배려에 깊이 감사하며
촬영소감을 몇자 올립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주변엔 눈이 없고 정상 부분엔
먹구름이 덮혀 헛걸음일 듯 불안했습니다.
인자하신 하늘님이 오늘만은 특별히 허용해 주실 것을
기도하며 리프트에 올랐다.
설청봉에 도착하니 눈보라에, 안개바람이 눈을 뜰수가 없습니다.
향적봉은 보이지도 않습니다.
척추 협착증 환자의 불안한 걸음으로 정상까지 탈없이 다녀 올 수 있을 까 ???
일행에 누가 되지지 않을 까 ??? 걱정이 앞섭니다. 휴게소에서 그냥 쉴까???
무슨소리야 !!!!! 얼마를 고대했던 출사인데 죽기아니면 살기로 등정을 시작했습니다.
휴게소 주변 설경부터 촬영하며 렌즈에 눈보라가 묻지않도록 손으로 감싸 안고
눈 덮힌 미끄러운 계단을 한계단 한계단 조심 조심 그래도 주변 안개속의 설경들은
찍어가며 거북이 걸음으로 올라 갑니다.
향적봉 정상에 도착했지만 시계는 30여 미터 정도!!!
바람이 세차 바람 방향으론 눈을 뜰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혹한을 대비 방한 복장을 겹겹이 착용한지라 보행은 부자유 스럽고 몸속엔 땀이 흐릅니다.
이런 악천후인데. 평일인데 많은 등산객들이 등산을 즐기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바위를 의자 삼아 잠시 휴식하고 일행 중 먼저 올라온 2명이 중봉까지 다녀온다고 출발하고
나머지는 보이지 않치만 꼴찌로 일행들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안개속이라 찍을 것도 없고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설천봉과 향적봉 중간 쯤 내려 오는데 하늘이 열렸습니다.
마스크가 얼어 숨이 차 마스크를 벗고 등산객이 물 밀듯이 올라와 사진을 찍는데 많은 지장이 있지만
염치 불구 하고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상고대를 향해 삿터를 눌렀습니다.
오 하늘님이 나의 열성에 감복하신듯 나를 저버리지 않으셨슴에 감사를 드립니다.
정상부분에선 사진 다운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하산하면서 잡은 상고대 사진들!!!
그간의 염원이 반분은 풀린 날입니다.
늙은 몸이라 보행이 불편하지만 가까운 시일내에
재 도전하여 수정고드름을 꼭 찍을 것이라고 결심하며 하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