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게 물든 단풍을 바라보며
문득 내 삶의 가을을 생각한다.
한때는 푸른 하늘만 바라보아도
내일이 늘 오늘보다
젊고 아름다울 줄 알았는데,
어느새 팔십 고개를 넘어
나뭇잎 하나 떨어지는 소리에도
지난 세월이 가슴을 적신다.
저 단풍은 마지막 빛을 다하여 붉고,
나는 남은 날을 헤아리며
조용히 늙어 간다.
돌탑 위 백로 한 마리
긴 목을 세우고
먼 하늘을 바라본다.
무엇을 기다리는 것일까.
나처럼 지나간 계절을
돌아보고 있는 것일까.
단풍은 곱게 곱게 물들어
마지막 계절을 빛내는데
나는 왜 이토록
마음 한 켠이 서러운가.
떨어지는 잎도 계절의 뜻이듯
늙어가는 것도
인생 길의 마지막 풍경이리라.
오늘도 나는
저 붉은 단풍을 바라보며
남은 하늘 한 조각까지
마음에 담아 둔다.
아름다웠노라고, 참으로 잘 살아왔노라고.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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