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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시

꽃들은 저희들 끼리 /최경선


♡꽃들은 저희들 끼리/최경선♡



종지기 하얀 목련이 봄을 알려

부서진다

제 몸 때려 부서진다.

흰 종소리에 화들짝 놀란 산수유

노란 불을 켜들어

돌아가라는 신호를 보내고

조막손을 치켜든 개나리가

샛길로 종종걸음 친다.

앞산 뒷산 진달래 떼지어

훌라춤을 추는데 아랫마을 철쭉이

덩달아 우쭐거리니

동네방네 모두 바람났다고

라일락이 왁자하게 소문을 퍼트린다.

울 넘어 온 소문에

모란이 빙긋 웃으며

한참 좋은 때구나.

- 최경선 시집 (내안의 도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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