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모를거다 때때로 내 가슴에 큰 소나기 쏟아져 내 삶을 온통 적시는 것을 어디론가 멀리 떠나가 꿈도 없는 긴 잠 속에 며칠이고 나를 눕히고 싶다 너는 모를거다 때때로 내 가슴에 큰 바람 몰아쳐 내 눈과 귀를 멀게 하는 것을 아무도 없는 어둠 한 구석 찬벽에 등 기대 앉아 새벽이 오도록 별을 바라보고 싶다 너는 안다 너는 내 마음 속에, 나는 네 마음 속에 이토록 크게 자리잡고 있지만 때때로 우린, 철저히 혼자라는 것을
거리.2
그래, 그럴수도 있겠지 너는 너를 살고 나는 나를 살아 우리의 삶이 많이 달라보일수도 있겠지
네가 쫓는 파랑새가 내 앞길엔 없고 내가 찾아내 이름 붙여준 아주 조그만 별이 네 하늘엔 없을수도 있겠지
네 마음을 울리는 노래가 내겐 별볼일 없고 내 영혼을 사로잡는 시 한 편이 네겐 그저 그럴수도 있겠지
그래도 우린 이렇게 함께 살아가지 가끔 서로의 살아있음을 확인하며
넌 너의 이름을 갖고 난 나의 이름을 갖고 넌 너의 얼굴로 난 나의 얼굴로
거리.3
그대와 내가 어느만큼의 거리를 두고 서로를 바라보는 일은 참 좋다 사랑은 둘이서 한 곳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각기 바라보는 것에 대해 이해하는 것
그대는 그대의 길을 가고 나는 나의 길을 가더라도 우리 사랑 훼손받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그대가 어느 만큼의 거리를 두고 나를 사랑하는 일 내가 어느 만큼의 거리를 두고 그대를 사랑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