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고추
부인과 이혼하고 무남독녀만을 전신전력껏 보살펴온 홀아비가 있었다.
딸아이가 사춘기를 넘어 서면서 집안에 이상한 일이 생겼다.
냉장고에 넣어둔 오이가 자고나면 하나씩 줄었다.
처음에는 딸아이가 오이를 좋아해 먹는 것으로 생각하였지만
식사 때 오이를 좋아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아 화장할 때 쓰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여 저녁에 오이 팩을 하는가 싶어 확인하려고 딸 방에 접근하는데
방에서 이상한 신음 소리가 들린다.
“아흐, 아흐, 아흐,”
언놈이 와서 일을 치나 싶어 문틈으로 들려다 보니 딸내미가 오이로 자위 하면서
지르는 흐느낌이었다.
“ 저것도 이제 다 컸구먼!”
애비는 반갑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허탈하여
주방으로 돌아와 오이를 꺼내 놓고 소주병을 깐다.
볼일을 마친 딸이 물을 마시기 위해 주방으로 나왔다가 아빠가 오이를 꺼내 놓고 생소주를 마시는 지라
아빠의 건강이 염려 되어 한마디 한다.
“아빠는 소주를 마시면서 기름진 안주를 드셔야지 하구 한날 오이만 드시면 어떻해요?
아버지 왈 “ 나는 사위와 술 마시면 안 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