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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시

네가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어 /류경희

          네가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어 / 류경희
           

           

                숨이 목구멍까지
                차고 올라와 끊어질 뜻 아파
                숨 쉴수 조차 힘들때
                나는 너를 찾는다

                 

                햇살 가득한 오후
                종이 컵이라도 차 한잔 만들어
                한 손으로 들고
                한 손은 찻잔든 팔뒷꿈치를
                나름대로 우아한 척 받쳐들고
                콧 노래를 부른다

                 

                홀로 즐기는 짧은 시간에도
                나는 이미 너를 안고 있음을 느낄 때
                화들짝 놀라 삼키는 차 한 모금이
                목에 걸려 콜록콜록 거린다

                 

                너는 5 월의 싱그런 구름
                보리밭에 이는 초록 바람이다
                시간속에 사이사이 너를 생각하고
                때때로 너의 형상이 눈에 들어 오지 않을 때
                기억 상실인가 건망증인가
                다시 사진을 본다

                 

                네가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어
                나는 너를 무척 좋아 하거든
                그냥 좋아 한다고 말해주면 좋겠다
                사랑은 좋아하는 마음부터
                조금씩 발전하는 거래 지금은
                좋아한단 말만 들어도 난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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