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한 놈 찾기
소년과 장년, 그리고 노인이 함께 동행 하다가 남편이 출타한 어떤 촌가(村家)에서 자게 되었는데, 장년이 그 집 부인의 반반한 얼굴에 반하여 캄캄한 밤중에 몰래 주인 방에 침입하여 잠시 잠자리를 같이 하고 객방(客房)으로 되돌아 왔다.
다음날 새벽에 귀가한 남편은 행동이 수상한 아내를 다그쳐 간통 사실을 자백 받았으나, 누구와 간통하였는지 알 수가 없어 세 나그네를 모두 관가에 고발하였다.
그런데 사또 또한 진범인을 가려내지 못하고 퇴청하여 자기 부인에게 상의하자 부인은,“그런 일이 뭐 그렇게 어렵습니까 ? 내일은 그 여인에게 이렇게 물어 보십시오. 몸을 섞을 때에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더냐, 쇠망치로 내리치는 것 같더냐, 아니면 삶은 가지가 들어오는 것 같더냐 하고 물으시면 될 것입니다.”그러자 사또가,“그것으로써 어떻게 진범인을 구별할 수 있소 ?”하고 물었다. 이에 부인은,“만약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았으면 소년이고, 쇠망치로 치는 것 같았으면 장년이요, 삶은 가지를 들이미는 것 같았으면 반드시 노인일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다음 날 사또가 간통한 여인에게 그 말대로 물으니 여인의 대답이,“쇠망치로 치는 것 같았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그리하여 장년 나그네를 엄하게 심문하여 보니 과연 자기가 간통하였노라고 자백을 하여 진범인을 가려내었다.이에 사또는 자기 부인이 진범인을 가려낸 것이 괴이쩍어 퇴청 후 부인에게 까닭을 묻자,“우리의 경우도 그렇지 않았습니까 ? 소년시절 처음 혼인했을 때에는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았고, 장년 때에는 쇠망치로 내려치는 것 같았고, 근래 노경(老境)에 들어서는 삶은 가지를 들이미는 것과 같으니 이로써 진범인을 짐작하게 된 것입니다.” 하고 부인이 간신히 웃음을 참으며 대답하니, 사또 역시 크게 웃으며 머리를 끄덕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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