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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이야기

나도 이글을

나도 이글을


나도 오늘 (2007년 2월13일) 13:00시경 비승 대 체력단련장 5번 파 5홀에서 이글을 하였다.

골프를 시작한지 어언 6년 반 !

이제 사 이글을 한 것이다.

골프를 치는 사람들에게는 홀인원 과 이글은 환상의 목표이다.

이는 어느 정도의 실력도 있어야 갰지만 99% 골프 운이라고 봐야 한다.

초보자도 우연히 아주 우습게 홀인원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프로골프가 평생을 처도 홀인원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파3홀에서 홀인원이고 파4나 파5에서 이글을 쟁취할 찬스는 칠 때 마다 맞는 것이지만 수백 번 수천 번의 기회(18홀 ×년 100회× 30년)에서도 결코 쉽게 쟁취할 수 없는 것이기에 환상의 목표라 하는 것이다.

홀인원 보다는 이글은 실력자들은 그래도 쟁취하기가 쉽다고 한다.

바꿔 말하면 이글은 실력으로 달성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따라서 한다하는 프로들은 대부분 이글의 영광을 여러 번 달성 한다고 한다.

어쨌든 이런 어려운 영광을 나에게도 안겨주었으니 대단한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하여 그 감회를 몇 자 적어 본다.

오늘 나의 이 영광스런 자리에 함께 해준 동반자는 동기생 문덕부, 김효배와 그의 부인 정영희씨 이다.

우리는 4번 홀을 마치고 그늘 집에서 떡 만두 국으로 중식을 마친 후 앞 팀이 치고 나가기를 기다렸다가 항상 하는 것처럼 우리도 티샷을 실시하였다.

내가 오너인지라

먼저 티에 올라서 연습 스윙을 세 번하고 드라이버로 티샷을 하였다.

볼은 중앙으로 날라 가더니 떨어지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휜다.

동반자들은 굳샷 이라고 했지만 나는 속으로 굳샷이 아님을 직감하였다.

볼이 왼쪽으로 휘면 그 자리는 두 번째 샷을 하기가 좋지 않은 자리이기 때문이다.

지난 6년여 동안 이곳에서 운동을 한 회수가 어림잡아 100회 정도 되기에 코스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우리는 페어웨이 우중간을 향해 볼을 날린다.

왼쪽은 오비가 날 확률이 높고 오비가 아니라 해도 오르막 경사지로 목표방향에 45도 틀어져 있어 스탠스도 불편하고 오 조준해야 하기에 볼을 정확히 타격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 홀의 길이는 399미터로 파5홀로서는 짧은 홀이지만 난이도가 두 번째인 홀로서 처음 오는 사람은 몸이 굳거나 오비에 대한 걱정으로 손이 떨린다고 할 정도로 험한 코스이다.

티 박스에 올라서면 코스가 너무 험해 마음이 경직된다.

전방 100미터지점에 앞을 가로 막는 능선이 있다. 그곳 까지는 자연 그대로의 계곡이다. 이곳에 떨어지면 해저드 벌 타를 먹는다. 앞을 막는 능선에 방향 지시목이 있지만 능선 때문에 페어웨이 는 250미터 지점부터 보인다. 페어웨이 좌우 양쪽 모두 10미터 이상의 소나무 숲에 앞에는 계곡이고 전방은 막혀있고 답답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여러 번 입장해 본 우리들은 드라이버가 목표방향에 정상적으로 만 맞으면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지만 약간의 슬라이스나 혹이 나던지 탑 볼이 나면 오비가 아니라 해도 한 타를 더 먹기 때문에 안전하게 중앙보다는 약간 우측(산 경사지 그대로이지만 보다 넓은 페어웨이로 만들어져 있음)으로 조준을 하곤 한다.

동반자 모두의 티샷을 마치고 볼이 낙하했을 지점으로 이동해 보니 나의 볼은 예측대로 좌 중앙의 경사지에 나려와 있었다. 낙하지점에서 좌측으로 구르면서 후진 한 것 같다.

하여 드라이버 비거리가 180미터 정도 밖에 안 된다.

남은 거리는 220미터 정도.

세컨드 삿은 우드로 해야 하지만 정상적인 스윙이 되지 않기에 아이언 5번 뽑아 들고 공에 접근하였다.

잔디가 높아 볼이 잔디에 반은 묻혔다.

경사가 심해 스탠스가 안 된다.

목표 방향에 직각으로 잡아야 하는데 오르막 경사에다 목표방향에 45도 우회전 된 상태라 조준 자체도 오조준 하여야 하고 스탠스도 엉거주춤 잡을 수밖에 없었다.

오르막 경사이기에 볼은 조준점 보다 왼쪽으로 날라 가는 경향이 많기에 목표를 실 목표보다 우측으로 잡고 훌 스윙이 되지 않으니 체중 이동 없이 팔로만 다운스윙으로 볼을 찍었다.

맞는 소리가 경쾌하다. 정상적으로 맞는 맛이다.

볼은 실 목표방향인 중앙으로 날라 갔다. 기분에 거의 다 간 것 같다.

쓰리 온은 무난할 것 같다.

버디 찬스도 맞기는 하지만 버디는 욕심이고 파만 하면 된다.

일행 중 한사람이 나와 멀지 않은 거리의 경사지에서 우드로 공략하다가 탑 볼이 되어 굴러가고 동반자 모두가 써드 샷과 퍼드 샷을 위해 그린 쪽으로 접근해 보니 내 볼은 그린 후방50미터 7시 방향에 떨어져 있었다.

잘 왔구나!

평지에 잔디도 곱고 써드 어프러치 샷 하기도 좋은 자리다.

좋지 않은 자리에서 5번 아이언으로 150미터를 날라 왔다면 아주 잘 맞은 것이다.

동반자 모두 어프러치를 마쳤다.

넘거나 모자라 에지 부근에 있는 듯하다.

이곳 그린은 페어웨이 지면 보다 3미터 정도 높이 솓겨 있어 그린의 홀은 보이지 않고 깃발만 보인다.

자 50미터다!

그린 앞에 떨어뜨리면 굴러 내려 올 것이고 그린위에 떨어뜨리면 굴러 넘어갈 것이다.

나의 어프러치 샷은 문제가 있다.

한마디로 런이 많아 그린에 떨어뜨리면 굴러 넘어가거나 아니면 제주도 온이 라고 에지 옆까지 굴러간다. 하여 50미터 이내의 어프러치는 사실 겁이 난다. 마음이 쫄린다.

그래 이번에는 연습 삼아 구르지 않는 하이로빙 샷을 해보기로 마음을 잡고. 50미터 정도 비행할 연습스윙을 두 번 한 후 스탠스를 잡고 깃발을 본 후 아무 생각 없이 연습한대로 코킹으로 백스윙하여 어깨높이 까지 올린 후 역시 코킹을 풀지 않고 힘을 빼고 다운스윙하여 볼을 찍었다.

그리고 볼를 보니 볼은 깃발 방향으로 정확히 날라 간다. 잘 맞은 가 보다.

볼은 깃대에 맞는가 싶더니 볼 구르는 것은 보이지 않고 이어 땡그랑!

홀컵 속에 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인다.

소리가 너무도 잘 들려 모두가 다 들은 모양이다.

내 카운트를 세고 있는 동반자가 이글이다 하고 외쳤다.

와! 이글이다 이글! 나도 외쳤다.

그린위로 올라가 깃대 밑을 확인하니 내 공이 그곳에 당당한 얼굴로 도사리고 앉아 있었다.

와! 나도 이글 했다!


동반자와 파이팅을 외치고 5번 홀 경기를 마쳤다.


가슴이 뛴다.

와! 내가 이글을!!!!!

우리 일행은 예비역이라 이곳에서 캐디를 쓰지 않는다.

캐디가 없는 이글! 홀인원! 은 골프장에서는 인정하지 않는다.

고로 기념식수라 던지 프론트 이글 명판에 이름이 올라가지 않는다.

동반자들이 기념패는 만들어 준다고 하지만 그런 것 안 해도 , 없어도 좋다.

이글! 나도 했다 . 내 마음속에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다음 6번(135미터, 파3)홀에서 동반자 3명은 파를 하는데 에지에서 러닝 어프러치가 짧았고 투 퍼터로 보기를 하였다.

이곳에서의 내 최고 실력은 80타이다. 작년에 한번, 금년에 3번 도합 네 번이지만 아직은 70대로 진입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중인데 오늘 일진이 좋으니 8자를 깰 모양인가?

전반전 39. 하지만 후반전에서는 첫 홀에서 완전히 문어져 오비 없이 어프러치 실수로 냉탕 ,온탕을 거듭 양파를 당하는 등 48을 치면서 87타로 운동을 마쳤다.


이야기는 좀 더 뒤로 돌아가서 지난해 가을부터 나에게도 홀인원의 기회가 여러 번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비로 이곳 비승 대 3번(140미터 내리막 ,파3) 숏 홀에서 내가 친 볼이 홀 앞 직 후방에 떨어져 홀을 향해 굴러가는 것이 동반자는 물론 대기 팀에게 까지 눈에 확연히 보여 일제히

“어.......“ 비명소리가 터졌다. 내려다보기엔 홀컵 테두리에 걸린 것 같았다. 허나 그린에 올라가 보니 홀 50센티 후방(홀까지 약간의 오르막 경사)에서 정지 해 있었다.

이것이 가장 아슬아슬한 근사치이고 1미터 전, 후방에서 먼 춘 것이 4,5회로 여러 번의 홀인원 순간을 맞는 듯 하였지만 아직 달성하지는 못하였고 언젠가는 맞을 것만 같은 희망을 가지고 비승 대에 오곤 하였는데 오늘에서 그 영광스런 이글을 달성한 것이다.


이글 찬스는 지난달 계룡대에서도 아쉽게 놓친 적이 있었다.

군살을 더하면 나는 드라이버 비거리가 잘 맞아야 200미터 정도다 .

하여 지난 해 봄 드라이버 거리를 늘려보려고 70대로 진입하기 위해 레슨을 2개월 받았지만 비거리도 실력도 결코 늘지 않았다.

하여 레슨은 중단하고 연습장에서 혼자 내지 회원 중 드라이버를 잘 치는 50대 후반의 회원에게 커피 사주며 특별 코치를 받아 보기도 하였지만 발전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여 환갑이 넘은 나이를 탓하며 현 수준(80대중반 )에 만족하기로 마음을 정한바 있다.


헌데 1월 22일 월요일 계룡대 1번 홀(323미터 파4)에서 드라이버가 잘 맞았다 싶어 이동해 보니 동료들 보다 50미터 이상 앞에 나간 것이 아닌가.

남은 거리가 80미터. 피칭거리다. 그렇다면 내가 240미터를 날린 셈이다.

아니 이럴 수가?!

뒤바람이라 고 ,그린이 다소 얼어서 런이 많다면 이는 동료들과 같은 조건인데 나만 유독 뒷바람을 탔다 고 보기는 힘들다.

하여 우연이거니 하였다.

피칭 어퍼러치가 굴러 넘어가 오버. 결국 쓰리 온 투 퍼터로 보기를 하고


2번 홀(341미터파4)로 이동하여 역시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잘 맞는다 싶었으나 동반자들과 비슷한 거리에 떨어진 듯하다.

두 번째 샷을 위해 낙하지점으로 이동해 보니 내 볼은 동반자 들 보다 50미터 이상 앞선 이번에는 230미터정도 날라 갔다.


우짜 이런 일이 ?????

새 공(타이틀리스트 2피스 DT So/Lo)이라서 그런 가 ? 혼자서 속으로 생각해 보았다.

허나 이공이 처음은 아니다.

이공 한 셑을 지난 가을 동기생에게서 선물로 받아 그간 1번 3개. 2번 세 개를 모두 처 보았고 이번이 3번째 볼이니 적어도 이십 번 이상 그린에서 처 본 볼이기에 볼이 좋아 멀리 간다고 볼 수도 없다.

아무튼 신기하기도 하지만 드라이버 거리가 는 것만 확실 한 것이다.

기분이 붕 뜬다.

남은 거리 110미터 .피칭 어프러치. 투 온에 파를 한다.


이어 3번 홀 (453미터 파5)에서 드라이버가 250, 우드로 200을 날려 투 온이 되는 가 싶었으나 굴러서 에지 밖으로 나갔다.

그린에서의 홀은 9시 방향으로 왼쪽으로 치우쳐 있어 홀까지 4미터 거리밖에 안되지만 홀의 위치가 최악의 포대그린이라고 할까 ! 풍만한 여자들의 유방처럼 볼록한 위치 반사면 7부 능선에 꼽혀져있었다.

그린 전체는 그리 심한 경사가 아닌데 오늘은 운수 나쁘게 깃발이 최악의 위치에 꼽혀 있는 것이다.

이글 찬스를 잡을 수 있었지 만 포대그린에 퍼터 난조(오르내림을 거듭하며)로 결국 보기로 마감 하고 말았다.

보기면 어떠냐 ! 3회에 걸쳐 드라이버가 250미터를 날라 갔다는 것은 대단한 발전이다.

이글 아무나 하나.

오늘은 드라이버 거리가 는 것이 확인된 날이니 이로 만족하자…….


그 후 비승 대(1번과 9번홀)에서 270미터 두 번 남성 대(라이언3번)에서 250미터 한번! 드라이버 거리가 신장되었다는 것만은 확실히 증명된 셈이고 이런 과정을 헤쳐 나오면서 오늘에 일을 낸 것이다.


나는 6년여를 골프를 치지만 필드를 나가는 날이면 거의 전날 밤 잠을 설치면서 꿈을 꾼다.

길몽이면 잘 맞는 날이고 악몽이면 잘 안 맞는 날이다.

그리 생각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꿈의 운세대로 그날의 스코어가 형성되는 듯 했다.

오늘 아침에도 역시 꿈을 꾸었다. 악몽까지는 아니라 지만 그리 행운의 꿈도 아니다.

어느 개천 제방위에서 장마가 진 듯 물이 범람하면서 상류에서 많은 가제도구들이 떠내려 오고 있었다.

나는 이들 물건을 건질 요량으로 뜰채(20센티 정도의 듬성듬성한 머리빗 모양)를 이용해 물건들을 건지려 하였지만 매번 열린 구멍으로 빠져 나갔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빗살 사이가 한 뼘 거리이니 이보다 작은 물건들이 뜰채에 걸릴 리가 없다. 헛수고만 한 꿈이다.

꿈을 꾸고 나서 “어……. 오늘도 골프가 안 될 모양이네 .......“라고 오늘의 운세를 예측하고 나왔는데 이글이라니……. 그렇다면 오늘의 운세는 꿈과 정 반대인가?


이글을 하고 나서 동기생 부인 정영희 여사가 “ 오늘 일진이 무척 좋은 날인가 봐요.”라고 했을 때 나는 꿈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꿈으로 그날의 일진을 론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구시대적 발상인 듯 하고 고로하다는 인상을 줄 것 같기도 해서이다.

하여 말을 돌려

“오늘 집사람도 서울 천호동에서 친목계 모임이 있다기에 좀 돌기는 해도 편히 가라고 골프장으로 오는 길에 성남시 모란역까지 태워다 주고 왔는데 아마도 집사람에게 착한 일을 했다고 천지신령께서 보답해 주신가 봐요…….”

“거봐요 아내에게 잘 하면 복 받는다니까요. 하니 아내에게 항상 잘하셔야 해요……. 여보! 당신도 문사장님처럼 잘 해봐요……."

"그 정도 마누라한데 안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 남편의 퉁명스런 대꾸이다.

이야기는 예서 종결되어야 갰다.

꿈 때문인지 선행 때문인지 어찌되건 아마골퍼들에게 평생 있을까 말까하는 이글의 영광이 나에게도 안겨진 것이다.

이글 후 가슴이 두근거리며 골프가 무너질 것을 걱정하였으나 그래도 전반전에는 평소실력(39타)을 유지하였는데 후반전 접어들면서 미들홀에서 오비를 않고서도 어프러치 실수를 연발 양파를 하는 등 어프러치와 퍼터가 무너지면서 48타를 기록했다.

그래 50이면 어떠냐? 이글을 했는데…….

나도 이제 이글을 한 골퍼다.

욕심 같으면 홀인원도 한 번 더 하고 싶지만 그보다 금년 내에 싱글 골퍼가 되었으면 좋겠고 이를 위해 보다 더 충실히 어프러치와 퍼터 연습을 하여야 한다.


오늘 이글의 영광을 주신 천지 신령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2007년 2월 13일 안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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