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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봄이 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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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 집 기와지붕 위에 아지랑이 아롱아롱
강남제비 마중 차 동산에 올라서니
허기진 백발의 동장군 호령을 하네.
아린 가슴 되새기며 계곡에 드니
빛 바랜 얼음 틈에 시냇물 졸졸졸.

 

설레는 가슴으로 머리를 드니
만삭된 버들강아지, 진달래
수줍은 미소로 예정일 헤아린다.
가쁜 숨 몰아쉬며 한걸음에 달려와
분만준비 안팎으로 분주하다.

 

창문 활짝 열어 묵은 먼지 털어 내고
거실서 동면하든 화분들! 베란다로 옳긴 후
곰팡내 나는 안방에 향수를 뿌린다.
봄은 오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니
축가를 부르며 아기를 받자.

 

23

 

바람아 불어라. 봄바람아 불어라.
아가씨 치마 끝에만 불지 말고
영욕에 찌든 가슴에도 불고
잔설이 분분한 귀밑에도 불어라!
구조조정 허기진 손등에도 불어라!

 

2001년 3월 15일 오후 안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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