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초겨울 골프 여행일기
2021년 12월 2일과 3일
1박 2일 일정으로 국내 골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골프 여행하면 해외 고. 갔다 하면 일주일 이주일 길면 한 달. 그 정도는 돼야 골프 여행 다녀 왔다 자랑이라도 할 수 있는데 국내 1박 2일 골프 치고 무슨 여행 운운하냐 되물을 수 있지만, 너무도 우연한 일들이 많았기에 이글을 남기고 자 합니다.
세계적인 현상이라 다 아는 야기지만
코로나 땜 시 해외여행이 차단되다 보니 골프 치는 사람들의 해외 골프 여행도 대부분 차단 상태이고 모두 국내 골프장으로 몰려들다 보니 골프장은 문전성시로 대목을 누리고 있지만, 회원권이 없는 아마추어 골퍼들은 예약하기가 별 따기가 되었습니다.
코로나 전에는 국내 골프장의 이용료, 캐디피. 식대 등 경비가 너무 비싸 차라리 해외에 나가서 골프를 즐기는 골퍼가 많았었는데 이들이 모두 국내 골프장으로 몰려오다 보니 결국 예약 전쟁이나 다름없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예약은 안 되고 노는 날이 더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여름까지는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운동했었는데 가을 들어서 예약이 안 되더니
11월에는 겨우 한 번으로 마음을 달래야 했습니다.
내가 골프를 친 건 30년!!!
나와 같이 골프를 치는 동료 3명도 30여 년 군 복무를 마치고 연금 대상으로 군 골프장을 애용 해 왔는데 올해 들어 코로나 땜 시 예약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들 합니다.
일행 중 장군 한 명에 영관 2명 위관 1명이 군 골프장에 계급별 배정팀에 예약신청을 하면 그중 한 명은 예약이 되어 골프를 쳐 왔었지만 11월에는 모두 낙방하면서 그냥 하늘만 쳐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 국내 골프 여행상품을 이용해 보기로 하고 강원도 양양 썬 벨 리 골프장 1박 2일 상품을 예약하자고 하니 육군이 운영하는 충청권의 골프장이 그래도 싸고 비수도권이고 10여 년간 출입을 안 했기에 예약될 수도 있으니 그리로 예약해 보자는 제안에 따라 예약신청을 하고 보니 난감하다는 생각이 든다. 12월 2일 내가 신청하는데 300여 명이 신청된 상태이다.
그래도 10년을 안 갔으니 예약이 될 수 있을 것도 같아 기대 했지만 확정서열을 보니 당첨권 밖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4명 모두 당첨권 밖이라 걱정했었는데 영포 동기가 일정과 시간을 조정해 재 신청했다 하더니 운좋게 예약이되었단다. 어찌 되건 우리 팀에게는 다단한 행운을 잡은 셈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2주일을 참고 기다리는데 11월 월말부터 일기가 악화되더니 비도 오고 눈도 오고 바람불며 날씨가 갑자기 겨울 날씨로 바뀌면서 12월 1일은 영하 4도로 떨어지고 바람이 심히 불어 산책도 포기하고 돌아와 계룡대의 명일 일기 예보를 확인해 보니 날씨는 청명하고 기온은 5~6도 이내라 운동은 가능할 듯하여 안심된다.
내일을 대비 일찍 자려는 데 길환 동기로부터 전화가 왔다. 뭔 일 있나 싶어 받고 보니
애초 계획은 영포 동기생의 서브 차 한 대로 가기로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장거리 가는데 만에 하나 차에 문제가 발생하면 꼼짝 못 하고 모두가 잡힐 수 있으니 만일을 대비해서 새로 구매한 자기 차로 나를 모시고 따로 감이 어떻겠냐고 물어 왔다.
노인들이 걱정을 너무 많이 한다 답하고 싶지만, 제안자의 깊은 배려심이 고맙기도 해서 두리뭉실하게 대답해야 했다. 한 대로 가도 좋고 두 대로 따로따로 가도 좋다. 하지만 주 예약자가 하자는 대로 하는 게 좋을 듯하니 주 예약자에게 먼저 물어보라고 대답했더니 잠시 후 주 예약자 차 한 대로 가기로 했단다.
12월 2일 목요일 날씨 맑음. 아침 최저 –4 낮 최고 8도 오후 운동하기 좋은 날
장거리 이동이라 4명이 중간지점(수원 IC 부근 길환 동기 집)에 모여 한 차로 2일 09시에 출발하기로 했고 양평에서, 안산에서 출근 시간 정체를 고려하여 나는 집에서 20여 분의 정체를 고려 8시에 출발했는데 매송 IC ---영동 고속도로 둔대 JC로 접어드니 모든 차로가 정지 상태다.
어 이건 명절시 최악의 정체인 듯싶다.
시속 5킬로. 아니 서 있는 거다.
집결지에서 기다리는 길환 동기에게 전화했다. 이러면 9시까지 못 갈지도 모르겠는데….
하니 정체 고려해서 9시에 출발하기로 했으니 걱정하지 말고 오란다.
08시 30분이 넘으면서 수도권의 출근차들이 빠져나갔는지 속도가 붙어 결국 집결지에 정확하게 09시에 도착했고 뒤이어 양평에서 오는 차도 도착했다.
수원에서 계룡대까지 정체 고려해서 9시에 출발했지만 차가 하나도 안 밀린다.
어쩐 된 일이야 전역 전 수십 수백 번 계룡대를 오갔지만 차가 이렇게 잘 빠진 적이 없었는데….
평택을 천안을 장안을 지나 계룡대까지 정속으로만 달렸는데도 1시간 반 만에 도착한다.…….
내가 한마디 했다.
”신은 우리 편이다. “
짐 내려놓고 체온 점검하고 골프장 이용료 결제하고 라커룸에 가방 넣고 식당에 올라가니 11시도 안 된 이른 시간이지만 남 따라 똑같이 죽순 비빔밥을 주문해 중식을 하는 터라 이빨도 약하고 습관화된 내 중식 시간보다 2시간이나 빨라 식욕이 당기지 않아 죽순만 골라 남기니 귀한 음식인데 왜 남기냐고 꾸중을 한다. 셋은 완전 빈 대접이다. 미안한 감도 들지만 억지로 다 먹을 순 없기에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아서….“
12시 18분 시간이 되어 출발선에 가니 상당히 큰 아가씨가 인사를 하고 어프로치 채를 문의하며 골프채를 정리한다.
출발선 옆에서 스트레칭 전 공식인사를 한다….
신 미송이란 아가씨다.
필드를 쳐다보니 13년 만에 보지만 정겹다. 변함이 없다. 아니 잘 관리된 듯하다.
아가씨에게 반갑다. 전하고 다른 골프장과 같이 우리들의 경기 진행 요령을 설명해 주며 협조를 부탁합니다.
우리는 고령자이니 씰버 티에서 티샷합니다.
두 번째 카운터 페퍼 적을 (각자의 핸디를 파악하기 위해 골프 치는 게 아니고 순수한 운동으로 만 치기에 )필요 없습니다.
세 번째 날아간 볼을 찾을 수 없는 곳은 즉시 버리시고 찾을 수 있는 것만 챙겨 주세요.
네 번째 티업 순서는 우리가 알아서 칩니다. 고정순서가 정해 져 있으니 신경 쓰지 마시고
다섯 번째 나는 척추 협착증 장애인입니다. 드라이버가 50m 가면 걸어가고 100m 가면 카터를 타고 가야 합니다.
우리가 늙기는 했어도 경기 진행이 빠를 것이니 경기 진행에 신경 쓰시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아유 감사하시지요. 오늘 꽁 먹는 날이네요. 잘 모시겠습니다.
자 허시면 어르신부터 치시지요.
장애인인 내가 티 박스에 나가 빈 스윙 두 번 하고 첫 스타트이니 오비만 나지 말라고 정중한 마음으로 타격을 하니 우중앙 IP 목 옆으로 간다.
<한 달 만에 나와도 잘만 치네….>
이렇게 해서 골프는 시작되었고 다 아는 수백 번 처 온 골프 경기는 언급을 자제하고 골프장에서 있었던 야기만 간략히 언급하고자 합니다.
4번 홀 옆에 호수가 보이고 주변의 나무와 하늘의 구름이 반영으로 잡혀있어 가까이 접근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캐디에게 보여 주니 생각 없이 지나쳤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멋지네요….
영포 동기가 한마디 거든다 “그분 유명한 사진작가야. 찍었다 하면 다 명작이야. ”
저도 사진 찍는 거 좋아하는데요 하면서 오늘의 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녀가 한마디 한다. 어르신 연세에 키가 무지 크시네요….
언니도 보통은 넘는데 170은 될 듯한데….
172입니다. 어르신은요???
176
젊어서는 여자들에게 인기 있으셨겠네요….
“ 말도 마시오. 그분 춤 좽이에 기타에 팔방미인입니다.”
골프 30년에 언니 같은 예쁜 이름 처음 보네요
“신미송”
미경, 미순, 미숙, 미영. 미자, 미정, 미화 미짜 돌림 이름 중 최고로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내가 그간 찍었던 미인 송들의 사진까지 보여 그녀의 이름을 칭송했습니다.
아버님의 선견지명이 대단하신 듯 합니다.
아름다운 소나무가 계룡대 아름다운 소나무 숲에서 아름다운 인생을 누리고 있잖아요.
언니는 아름다운 이름에 천국같이 아름다운 숲속에서 살고 있으니 천사네요.
천사는 무슨……. 죽지 못해 사는 거죠….
사진을 좋아하신다니 한마디 더 붙이면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더라도 주변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꽃이나 구름이나 눈이나 해변의 자연 풍경들을 아름답게 보는 습관이 행복한 삶의 첩경이 되니 길옆에 핀 야생화라도 함부로 폄하하지 말고 예쁘게 보시도록 습관화되어야 합니다.
아 잠깐 젊은 세대의 인생관이 궁금해서 한마다 더 물어 볼게요…….
결혼했어요 ??? 아니요
애인 있어요 ??? 아니요
언니는 아직 팔팔한 청춘인데 인생의 목표가 어찌 되나요???
우리에게 인생 목표가 어딨어요….
옛날에는 행복의 보금자리 하면 사랑하는 사람과 집 장만해서 자식 낳고 아기자기하게 사는 게 목표였는데 세월이 하 변해서 우리에겐 죽을 때까지 모아도 집 장만 못 하거든요…….
어르신들은 지금 2, 3십억짜리 집 가지고 있지만, 어른들이 그 돈 다 모아서 산 거 아니지 않아요.
어르신들은 살기 좋은 세상 되었다고 말씀하시지마는 우리가 보기엔 옛날이 더 살기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 시집가려 하면 최하 전셋집이라도 준비해야 하는데 전세 보증금이 얼마예요. 적게 잡아도 2, 3억은 준비해야 하는데 남자건 여자건 혼전에 그 돈을 어찌 마련한대요….
해서 포기하고 그냥 살아요. 오늘 벌어 오늘 하고 싶은 것하고 삶니다.
희망 없는 미래를 어찌, 왜 기다려요….
참으로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키 크고 예쁜 캐디 아가씨의 입에서 너무 엄청난 이야기를 듣고 나니 할 말이 없네요.
아!!! 글구 영포 동기가 10여 년 전에 여기서 운동했을 때도 자기가 보조했다고 그 동행자들까지 옛날 모습을 기억하네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그녀가 미래를 불신하는 현세가 어른으로서 기성세대로서 너무도 안타깝네요.
운동이 끝나고 샤워를 하고 나오니 옷장에 벗어 놓은 제 팬티가 없네요.
옷장을 다 뒤져도 제 팬티는 없습니다.
제 자리엔 제가 모르는 팬티와 러닝셔츠가 있네요.
관리인에게 물어도 모르겠다 하네요.
아침에 입고 온 거라 땀도 안 흘리고 운동을 해서 갈아입을 필요가 없어서 갈아입을 팬티를 안 가지고 들어갔던 터라 수건으로 그것을 감추고 옷장에 와서 예비 팬티를 입어야 했네요. 골프 30년 옷 가방은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가 나중에 전화 연락되어 찾은 적은 있지만 팬티를 잊어버린 적은 처음이라 참으로 황망하네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은 빨리 잊으라 했기에 더는 곱씹을 필요가 없겠지요.
이어 길환 동생이 하는 오리 요리 전문 식당에 갔습니다.
동생 되는 분의 용모가 너무 말라 있어 안타까운데 그가 투병 중이고 능이버섯 캐러 산행을 하며 많이 회복되어 그래도 다행이라 합니다.
나도 이 식당에 13년 전에 들렸던 적이 있기에 감회가 무량하지만, 동생의 모습엔 다소 인생이 허망하기도 합니다.
여기 오리고기 능이백숙은 요리 시간이 4시간이 나 걸려 예약한 손님만 식사할 수 있는 특별한 요리입니다.
전에 내가 좋아했던 한방 꼬리찜 메뉴는 보이지 않습니다.
비법을 배워 집에서 만들어 먹고 싶어 맛 내는 비법을 물었더니 영업상 비밀이라고 사양했던 메뉴를 다시 먹어 볼 수 있겠다. 기대했었는데 그 메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능이버섯 오리 백숙을 소주와 30년 전 추억어린 추억담을 곱씹으며 맛있게 포식하고 구룡 관사에 들어가는데 비가 쏟아집니다.
어 비오네 ...
내일 새벽에 온다 했는데 ...
밤에 눈으로 바뀌어 많이 오면 골프 못 치는데 걱정이 앞서지만 일기 예보 상에는 오전 흐림으로 발표되었으니 기다려 볼 밖에….
객실 두 개를 배정받아 2명씩 나뉘어 방에 들어가니 새 건물같이 깨끗하다. 침구도 정갈해 보인다. 여기도 오래된 건물인데 군 복지 시설이다 보니 관리를 잘하나 보다.
주방, 거실, 방 하나엔 침대가 깔려 있어 다행이다 싶다. 나는 침대 체질이라 방바닥에선 잠을 못 자기에 무의식적으로 같이 자는 동료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침대에 앉으니 나 보고 침대에서 자란다. 동기생이지만 나보다 3년 연상이기에 침대 선택권은 그에게 있어 그의 눈치를 봐야 하는데 나보고 침대에서 자란다.
보일러가 열려 있어 실내 기온이 뜨끈뜨끈하다. 아니 나에게는 덥다는 생각이 든다. 보일러를 줄이자 하니 새벽에 추울지도 모르니 그냥 자보잔다.
그냥 자기는 시간도 빠르고 입도 컬컬하니 한잔 더 하자고 맥주라도 매점에서 사다가 마시자며 밖으로 갔다 오더니 여긴 매점이 없단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여기 오기 전에 사서 입장해야 함을 뒤늦게 인식한 셈이다.
같이 자는 동기는 에어 매트에 침낭에 에어 베개까지 풀 세트로 지참해 와 거실 바닥에 자리를 잡고 눕는다. 참 대단하신 양반이다.
호텔에 오면서도 코로나 염려하여 남이 쓴 침구 안 덮겠다는, 혼자 별도로 자겠다는 생각에서일 거다.
그도 TV 시청을 안 좋아하는지 불을 끈다.
20시도 안 되었지만, 운동 뒤라 피곤하기도 해 나도 침대에 누우니 침대가 너무 딱딱하다.
푹신푹신 한 침대를 써오던 터라 몸이 아주 불편하다. 바로 눕기도 모로 눕기도 불편하다.
공기가 건조하여 냉장고에 보관된 음료수 한 병을 여러 번 마시며 목마름을 축여 보지만 별무효과다. 동료도 더워 잠이 안 오는지 24시가 넘으며 보일러를 껐다.
밤새도록 뒤척이는데 밖에는 주룩주룩 비가 오는 소리가 들린다.
내일은 괜찮겠지…….
지금까지도 악천후로 취소된 티 잡아 골프 못 친 적이 별로 없었고 그때마다 하늘에 계신 형님에게 감사드렸었는데 이번에도 형님이 봐 주시겠지….
12월 3일 금요일. 맑음. 새벽 최저 –1도 오전 최고 6도
07시에 관사를 출발 하기로 했는데 동숙한 형님이 06시에 일어나 서두르신다.
밖에 비가 온다. 어째야 ??? 저쪽 방에 가보자….
8시 골프는 8시 돼서 고민하시고 조식은 07시 30분이고요….
골프장도 5분 거리 이내라 빨리 간다고 식사 되는 것 아니니 참으시라고 자제시킨다.
카톡으로, 핸드폰 뉴스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시간 되어 방을 나서니 앞방에서도 나온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차에 오르니 모두 운동을 걱정한다.
계룡대 일기 예보를 본게 있어 걱정마세요. “하늘에 계신 형님이 내가 오늘 운동하는 것 알고 계시니 걱정하지 마시래요”. 농담으로 응한다.
인접해 있는 구룡대 주차장에 도착 가방을 내려놓고 라커룸에 가방 넣고 나와 중앙그늘 집에서 해장국 조식을 했다.
시중 식당 해장국보다 더 국물 맛이 좋은 듯하다.
복지관 운영을 관장하는 영포 동기 후배이기도 한 관장이 나와 인사를 한다.
오늘의 자고 먹는 모든 혜택이 그의 덕이라 했다.
인맥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듯하다.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는데 구남 동기가 어제 계룡대에서 운동하고 모자를 잊어버린 것 같다 하니 영포동기가 전화를 했고 오래지 않아 모자가 있다고 문자가 들어 왔다.
08시 티업시간에 맞춰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한데 한 시간 전에 오던 비가 어디로 갔나 하늘은 청명한 가을 하늘같이 뭉게구름까지 띄워 주며 우리들의 운동을 격려하는 듯했습니다.
언제 보아도 시원 광대한 골프장 코스입니다.
민간 골프장을 많이는 안 가보았지만 이리 넓고 평안한 코스는 본 바 없습니다.
주변에 민가나 민간 통행 자체가 보이지 않고 단풍과 울을 이루는 천혜의 산세가 마치 천국의 골프장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자주 올 수 없음이 아쉬울 뿐입니다.
여기 케디는 경주 김씨 기연이란 아가씨 입니다.
길환동기가 경주 김씨 족보를 따지는 듯 하더니 조카벌 된다 했습니다.
골프 30년 처도 골프장에서 동성동본 아가씨를 만나기는 처음이라 했습니다.
요즘 젊은 여자들이 집안 족보 항렬까지 안다는 건 역시 양반 집안이 다르다고 자화자찬 합니다.
울 엄마도 경주 김씨고 외 사촌이 렬짜 학렬인데 그쪽 집안관 어찌되나 물으니 길환 동기가 동성 동본이라 해도 여려 파가 있어 파가 다르면 학렬이 다르기에 알 수 없다 한다. 맞는 말이기에 족보 이야기는 접는다.
김기연 경기 보조원은 경기를 진행하면서 자주 해를 향해 핸드폰 사진을 찍는다.
경기 진행 중 핸드폰 사진을 찍는 도우미는 내 골프 이력 30만에 처음 본 보는 아가씨다.
매일 스쳐 지나가는 근무지의 풍경을 수십 수백 번 본 풍경 사진을 찍는다는 건 풍경이 주제가 아니라 흘러가는 구름같이 순간적 주제를 찍는다는 것이고 취미 이상의 전문가인 듯싶어 물어보니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한다..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며 햇빛의 울과 구름이 용상같이 보인다고 자랑하며 묻는다.
동영상은 어떤 웹을 쓰세요?
난 PTE AV Studio를 주로 쓰지마는 각 웹의 특성이 다르므로 포토 딜랙터,포토 스테이지등 네 다섯 개의 웹을 혼용합니다.
내 블로그에 들어오면 여러 웹으로 만든 동영상들과 이들 프로그램 편집 요령까지 게시되어 있으니 참고가 될 거요.
헤어질 때 블로그 주소를 알려 줘야겠다. 생각하는데 영포 동기가 “저 양반 호가 운 객이야 핸드폰으로 검색해 보셔 “ 하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 뒤 그녀가 내 블로그 글을 검색해서 내게 확인받는다.
인터넷 활용 실력이 수준급이라 경기 진행 중 사진에 대한 많은 얘기를 했다.
이틀째 하는 운동이라 조금은 피곤한데 사진을 공유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운동 한 날이다.
길환 동기는 어제도 오늘도 칠 때마다 롱개입니다.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다 합니다.
“오랜만에 고향에 왔고 일가친척을 만나면서 조상님들의 정기가 솟구치나 보다”라며 우리도 획기적 비상이라고 격찬했습니다.
오늘 누가 날 자 잡았는지 골프 일기 끝내준다. 덕분에 운동 잘했다.
고맙다 인사를 나누며 운동은 끝났습니다.
샤워 후 중식하고 상경하기로 했지만, 오늘이 금요일 오후 귀경차량이 분명 정체될 것이니 일 분이라도 빨리 출발 함이 좋을 것 같다고 내가 제안 모두 동의하여 샤워하지 않고 옷만 갈아입고 12시 30분에 출발 계룡대 체력단련장에 들려 모자 찾고 서울로 서울로 액쎄레이터를 밟는다.
귀경길 차가 막히면 휴게소에 들려 점심을 하기로 했지만 구갈 지하철역 옥상 4층 식당까지 1시간 반 만에 도착합니다.
어안이 벙벙하다. 이해가 안 된다. 그 흔 턴 교통 체증 없이 한걸음에 달려오다니….
역시 오늘의 일진은 우리들의 노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배려인가 싶습니다.
14시 생선 초밥집에 들어서니 15시에 마감이라며 빨리 주문하란다.
다그치는 것 같아 기분이 조금은 상하지만 한 시간이면 충분히 할 것이니 서두르지 않고 맛있는 생선회 골라 일 인당 10여 접시를 먹고 나니 만사 땡큐.
계산을 책임진 길환동기가 결산결과를 발표했다.
어제저녁은 자기가 냈고 오늘 정심은 영포가 기름값을 사양해 대납했으니 그리 아시고 일동 박수! 이렇게 해서 이번 골프 여행은 끝났습니다.
2일간 체험한 일들이 구름같이 하늘로 솟구칩니다.
1박 2일 골프 여행 이만큼 멋진 여행이 어디 또 있을까 싶습니다.
진정 하느님께, 일행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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