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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운객이 본 낙엽의 변

낙엽의 변 

 

우린 때 되어 태어났고요
할 수 있는 거, 먹고 싶은 거
다해 봤고요. 때 되어갑니다.

 

상감이 가라 해서 가는 게 아니고
코로나 겁이 나서 가는 게 아닙니다
바람에 밀려가든 인간 손에 채어가 든
봄에 가든, 가을에 가든 내 팔자지…….

 

이승에 태어나 해 볼 것 다 해봤는데
일 년이면 어떻고 백 년 천년 별거요
지구 기생충으로 잘 살았음에 감사하며
눈 감고 입 다물고 조용히 가렵니다.

 

후손들이 오고 가겠지만 나완 상관없고
밟히어 땅에서 썩거나 재가되어 날려도
하늘이고 땅이고 물이고 다 좋아요
지구 영생에 누가 되지 않기만을 빌 뿐입니다.

 

세상은 돌고 돌 뿐 영생은 없어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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