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수요일 10시 04분 태릉 체력단련장 경로 골프로 을지 코스에 운이 좋게 예약되어 하루를 멋지게 보냈습니다.
중추 지제에 수도권 골프장의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시국인데 지난 14일에 이어 두 번씩이나 걸렸으니 이건 보통 운이 아니기에 한 말씀 남기려 합니다.
태릉 체력단련장은 서울에 있고 고위 연로한 공직자들이 선호하는 골프장이고 일주일에 한 번 주는 경로 회원 우대 날은 고령자 회원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곳이라 정상적인 예약은 석 달에 한 번 걸리기도 힘들어 나는 신청 자체를 포기한 상태인데 단골 짝꿍인 길환 동기가 신청한 것이 떨어지는 듯하더니 운이 좋게 걸렸다 한다.
흔한 일이 아니라서 추측건대 복지단 근무 직원들이 현재 노동쟁의 중이라 전산실이 가동되지 않아 수작업으로 예약자를 확정하다 보니 입장 회수 고려 없이 무조건 신청순 아니면 나이순으로 배정받은 것이 첫 번째 행운이고
이로 해서 체력단련장 관리직원들이 없다 보니 목욕시설도 식당도 그늘집도 모두 영업이 중지된 상황이라 카드 결제가 안 되어 현금으로 결제하는데 입장 요금이 15,000원이란다. 정상 결재보다 7,000원이나 할인되었고 평상시는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지만, 오늘은 그늘집 식당도 문을 열지 않아 각자 간단한 음료를 지참해 가면서 소유 경비도 절감되니 세 번째 운 좋은 날인 셈이다.
노동쟁의 때문인지 1부 팀은 배정을 안 하였고 10시 4분 우리가 두 번째 팀이고 팀 수가 적어 황제 골프처럼 앞뒤가 한산하다.
우리 팀은 평상시 처 왔던 것처럼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운동으로 환담과 산책을 겸해 유유자적 골프를 즐기는데 구남 동기는 40미터 어프러치가 적중하여 버디를 잡는 행운을 잡았고 그간 실력이 일취월장하던 길환 동기는 롱개를 4번이나 하면서 드라이버가 안정적으로 잘 맞는다고 만족한 미소가 얼굴 가득하다.
정암 동기는 날씬한 허리 회전이 좋아 매번 장타를 날린다.
아직 육십 대 같다.
한데 나는 오늘 골프 일진 참말로 엉망이었다.
최근 척추 협착증 환자로 팔로 치는 골프를 20미터 더 나갈 수 있다고 연습장에서 몸통 회전 타법을 추천받아 연습장에서 처 보니 거리가 좀 더 나가는 것 같아 스윙 자세를 변경해 실전에서 적용해 보니 우드까진 그런대로 맞는데 드라이버는 완전 하이볼로 훅이 자주 나면서 페어웨이 좌측으로 날아간다.
동행들은 그냥 하던 대로 치라 하는데 아직 포기하기는 빠른 것 같아 새 볼 두 개를 날렸지만 배운 자세로 강행하다 보니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골프 30여 년 만에 처음 본 상황이다.
나는 지금까지 볼이 뜨는 것이 싫어서 티를 남보다 낮은 거로 쓰는데 드라이버가 볼 밑을 지나가면서 티는 20여 미터나 날아갔는데도 볼은 제 자리에 내려앉았다. 동행자 모두 처음 본 듯 신기하다고 난리다.
전반전은 예상보다 30여 분이나 일찍 끝나서 후반전 대기 중 티 박스 주변 그늘진 벤치에 앉아 구남 동행이 준비해온 막걸리와 초콜릿, 길환 동행은 삶은 계란과 과일즙, 정암이는 바나나와 망고 나는 커피와 치즈케이크를 먹으며 담소하고 휴식을 겸해 가을 풍광을 감상하니 수락산 자락에 소풍 온 듯했습니다.
내가 친 볼이 두 번이나 숲속에 들어간 것을 케디가 고생하며 찾아주어 고맙다고 만원으로 감사 표시했고 구남 동행이 버디 했다고 기분이라고 만원을 또 희사하니 멋진 고객님들 만나 자신도 편하게 재미있게 잘 마쳤다고 화색이 밝다.
운동은 15시에 끝났다.
각자 지참해온 음료로 공복을 때울 수 있어 배고픈 줄 모르고 운동이 끝났다.
샤워를 못 해서 끝나면서 곧바로 후문 밖 두부 전문 식당으로 가서 청국장과 순두부찌개를 주문했다.
오늘의 식대는 정 암 동료가 우리 팀이 자기를 불러 준 것에 감사하고 기수 동기의 안내로 안산 관광 사진 공모전에 사진을 출품했는데 그중 한 점이 입선으로 선정되어 상금 10만 원을 받게 되었으니 겸해서 오늘의 식대를 자기가 쏘겠다 합니다.
오늘의 운동은 이렇게 즐겁게 운 좋게 마감이 되었습니다.
운동하기 좋게 바람은 묶어 놓고 하늘을 조정하며 열어 주신 하늘 성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무사히 재미있게 운동을 마친 동료들에게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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