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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및 기행문

토끼 소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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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자란 사람들은 대부분 집토끼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일부는 길러본 경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제가 토끼를 사육하면서
발견했던 무서운 사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대개의 경우 집에서 토끼를 기를 때 토끼장(토끼집)을 만들어 한 칸에 
한 마리씩 기르는 것이 통례입니다. 저 또한 지난날 중, 고등학생 시절
집에서 토끼를 이런 식으로 길렀습니다. 토끼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
하여 간단히 토끼의 생식기에 대하여 소개하겠습니다.   
토끼는 털이 많고 대부분 뒷다리로 앉아있거나 네발로 기동 할 때도 토끼
의 생식기는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특별히 관찰하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다. 따라서 외형상으로는 암수를 구분하기가  힘들다.
새끼일 때는 더더욱 힘들다. 수놈의 경우 생후 개략 2,3개월까지는 고환이 
외부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남근이라 할 수 있는 그 물건도 녹두알
크기인 길이 3미리, 굵기 2미리 정도의 싸이즈라 물건이라 이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하여 생후 1개월 정도에서 젗을 띠는데 이때 암수를 가리기 위해
가랑이를 벌리고 보지만 잘 못 벌린다던가 눈이 나뿐 사람은 암수를 가리지
못 한다. 참 암놈은 어떻게 생겼는가? 말 그대로 암놈처럼 생겼지요. 소, 
돼지,개 같은 모양이지만 너무도 쪼그마 그냥 보리쌀 같다고 하면 이해가 
되겠지요?
수놈의 상징인 고환은 생후 3,4개월이 되면서 밖으로 나오는데 이때부터 
토끼세계에서는 수놈으로 인정하는 것 같았다. 제대로 남자구실을 하려면
6개월은 되어야 한다. 암놈이 암내를 내면 새를 붙이는데 합방시간은 약 
3초 ! 수놈의 비명과 함게 벌렁 나자빠지는 것으로 끝난다. 
암수를 각각 단독 주택에서 기르면 이 정도까지는 누구나 자연스럽게 관찰
한다.헌데 이들 토끼들을 집단으로 사육하다 보니 너무나도 엄청난 비극이요. 
대단한 권력에 전율을 느껴야 했던 사실을 발견하게되었고 혼자 알고 있기에
는 너무도 무서운 사실이기에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1973년 나는 00부대 중대장이었다.
그 당시에는 부대 영내에서 영농 및 양돈을 권장했던 시기라 우리 부대에서도 
돼지와 토끼를 길렀다.
돼지이야기도 기찬 것이 있지만 다음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토끼 이야기만 
하려한다. 봄철에 부대 연병장 모퉁이에 세평 정도의 철망을 처 놓고 땅 
바닥에 도랑을 판 후 시멘트 부롴으로 굴을 만들어 토끼들이 굴속에서 
살도록 하였다.          
사이 좋게 살라고 암수 다섯 쌍을 사다가 넣었다. 관리병을 임명하여 인근 
산에서 풀을 베어다가 먹이를 줄 때마다 박수를 치게 하였다. 얼마 안 있어 
토끼들은 박수를 치면 먹이를 주는 줄 알고 밖으로 나왔고 무럭무럭 잘 자랐다. 
귀엽고 복스러워 시간이 날 때면 토끼장을 자주 둘러본다. 겸해서 먹이는 
제때에 주었는지 ?
청소는 제대로 해 놓았는지? 확인도 해야 하니까. 그러던 어느 날 관리병으로 부터 사고 보고가 접수되었다. 내용인 즉 토끼 한 마리가 배가 터져 창자를 질질 끌고 다닌다는 것이다. 현장을 확인 해 보니 보고된 내용과 같았다. 원인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쥐새끼들의 소행이 아니면 우연의 사고라고 생각하고 고생을 덜어주기 위해 우리에서 끄집어내어 땅속에 묻도록 했다. 그런데 이게 왠 일! 똑같은 사고가 계속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보아도 무엇인가 짐승이 물어 터트리는 것은 확실한데 쥐새끼나 족제비가 잡아 먹기 위해서 그랬다면 다른데에도 상처가 있어야 하는데 다른데는 깨끗하기 때문이다. 상처를 유심히 확인해 보니 수놈의 고환이 터진 것이다. 아! 역시 수놈들간의 싸움이였었구나! 아니 싸우려면 귀를 물던지 아니면 얼굴이나 몸통을 물것이지 왜 하필이면 고환이 냐? 질문의 답변은 오래지 않아 명확해 졌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다가 오면서 결국 수놈 한 마리만 남고 나머지 수놈들은 제일 힘이 좋은 왕초 수놈에게 거세되어 죽어 나갔다. 나의 짐작으로는 굳이 죽일 생각은 없었 는지도 모른다. 다만 거세를 해서 우리안에 있는 모든 암놈을 자기 것으로 만들 겠다는 의도 였을 것이다. 옛날 궁궐 내에 내시만 근무시킨 것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허나 수술을 잘 못 하여 창자가 밖으로 나왔으니 자체적으로는 결국 죽을 것이 기 때문에 관리병 손에서 죽어 나갔다. 죽은 수놈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운이 약한 수놈은 죽지 않으려면 다른 곳으로 도망가서 혼자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뭐랄까 평생 총각으로 외롭게 살다가야 하는데 그럴 바엔 빨리 죽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이유야 어찌 되였건 적어도 내가 아는 동물의 세계에서 연적을 거세해서 죽이는 것은 토끼뿐인가 하노라. 혼자서 다섯 마리의 마누라를 데리고 소 왕국을 창건하여 태평세월을 마지 하는 것 같더니 평화도 잠시 일뿐 또다시 피의 숙청이 시작되었다. 형제간에 벌어진 왕위 쟁탈전이야 그렇다 치고 자기 자식까지 . 아니 손자까지 고환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모두 거세 해 버렸다. 정말로 천벌을 받아 마땅한 놈이다. 아들손자 다 거세해 죽이고 마누라, 딸, 손녀 모두 독식하니 어찌 천벌을 받지 않겠는가 ?! 죄 값은 대단하지만 정력하나만은 인정 해 주야 할 것 같다. 물개가 쎄다고는 하지만 토끼란 놈도 그에 못지 않을 것 같다. 유사시를 대비하여 왕세자 하나쯤은 남겨 둘만도 한데 결코 예외가 용납되지 않았다. 폭군이 죽을 때 어떻게 죽어 가는지 , 그리고 대권을 어떻게 양성하고 인계하 는지 그의 최후를 꼭 지켜보았어야 하는데 중대장 보직 기간이 도래하여 그 부대를 떠나게 되었고 오래지 않아 영내 양돈 정책이 폐지되어 모두 없애는 바 람에 폭군의 말로는
토끼의 소 왕국은 그렇게 멸망하고 말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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