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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경포대 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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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대 일경


하얀 눈모자 깊게 눌러쓴 황명산은 말이 없다.
해가 지는 령넘어 서쪽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
얼마나 혹독한 한파가 휘몰아치고 있는지 말해 줄 수 가 없다.
나의 하루가 지켜지길 원한다면
은빛 수면 위에 평화로이 노닐고 있는
갈매기의 행복만이라도 지켜줘야 한다.



앙상한 가로수 밑 쓸쓸한 벤취에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청춘 남녀의 뜨거움은
희망찬 미래를 대비하여 보호되어야 한다.
넘어가는 햇살에 산머리는 더욱 희어지고
수면은 아쉬움에 입술이 떨린다.


하늘에, 바다에, 호수에,
술잔에 달이 뜨지는 않았어도
옛시인의 정취를 음미하기 위해
서성이는 생활에 지친 나그네에게
주막집 아낙은 제 서방 반기듯
얼큰한 매운탕에 경월소주를 권한다.
1997.12. 24. 경포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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