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밤의 장대비
칠흑의 동공 위에 빗소리 가득. 눌림에 떠밀리며 머리만 흔든다. 무얼 잘못 한 겨 하늘이 무너지는 겨 미친 겨 화난 겨 나를 문책하려고 세상을 심판하려고 불상한 사람 괴롭히지 말고 그만 하시지 ……. | 안 돼는 거여 잘못 짚은 거여 바보짓이여 세상 이치여 더운 것 식혀주고 더러운 것 씨서 주고 마른 시정 축여주고 빈 가슴 채워주고 천둥 번개 아랑곳 하지 않고 울고 웃는 수많은 인생 하늘의 뜻 전하고자 함이래. 행 과 불행은 공존 한다 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