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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동전같은 보름달



동전 같은 보름달 !


8월 14일 둥근 달이 서현에 걸렸다.

잠이 안아 처다 보는 달빛이 창백하다.

달도 이제 지친 가 보다.

오토바이가 새벽의 정적을 깨고 질주한다.

출근이 급한가. 퇴근이라 급한가?

달빛은 전혀 개의 치 않는 것 같다.


옛날에는 거의 초생달밖에 보지 못하였는데

요사이는 넘어가는 보름달을 본다.

쟁반 같은 보름달이 지금은 늙어 동전만 하다.

한때는 토끼도 살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의 발자국 만 남아있다.

해서 그런지 달빛도 이제는 흑색이다.


저 달을 보며 임을 그리워하였고

희망을 꿈꾸었는데....

지금은 그저 잠 못 이루는 동료일 뿐이다.

배고플 때 보던 달은 송편 같았는데

지금은 보니 소화제 같아 보인다.


한때는 저 달이 빨리 지길 기원하였는데

지금은 정지된 그림으로 넋 놓고 바라 볼 뿐이다.

50년 전에는 달빛에 힘이 넘쳤었고

30년 전에는 달빛에 꿈이 넘쳤었지.

오늘의 저 달빛은 운명만을 기다릴 뿐이네.


2003년 음력 8월 14일 밤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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