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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벤치 그리고 낙엽

 

 

 

 

벤치 그리고 낙엽


1997년 11월 26 일



 

름진 나무 밑 빛 바랜 벤취위에

낙엽이 저린 발길을 쉬고 있다.

청소부는 흩날리는 낙엽을 쓸어모으고

나그네는 벤치 위의 낙엽을 헤아린다.

낙엽의 노래를 듣는 듯 마는 듯

낙엽의 기도를 아는 듯 모르는 듯

은빛으로 흘러가는 구름따라

소슬한 바람만 분다.

낙엽이 떠나간다. 아픈 만큼 부산스레 ...

미련이 찌들어 시커먼 동상의 침묵으로 남고

어두운 삶의 갈등으로 가슴에 남은 새까만 재를

바람에 실어 흩뿌리고 나그네도 떠나간다.




분당 금곡동 계룡 아파트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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