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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퇴근길

퇴근 길


한 아름 별을 따 안고

개구리 합창 속에

오솔길을 따라 걷습니다.

어제도

내일도 없이

오직 오늘이 있을 뿐입니다.


넘을 수 없는 검은 울타리

앞, 뒤, 옆

순종해야하는 아장다리

가슴에 안은 별

냇물에 뿌리고

속삭임을 듣습니다.


외로운 등불

불나비 되어

남의 안식 구걸할지라도

가야할 의무는 없고

떠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아직은 행복합니다.


꼬리로 태어난 운명

무녀리도 못되고

손톱 밑에 가시인가

코밑에 솟은 혹처럼

소외를 비는 가냘픈 소망

풍랑의 몸부림으로 남고


살아있으매 받아야 하는 수모

피로 얼룩진 모시 적삼

빨아 입는 것도 꼬투리 잡는 마귀할멈!

삼고인(三苦人)이 되어 전생의 업보를 속죄하며

태어난 것만도 부처님의 은덕으로 알고

순종하라! 순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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