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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한가위 보름달 !

한가위 보름달 !



 

한가위 둥근 보름달이 중천에 걸렸다.

송편을 빗는 아낙네의 손길이 바쁘다.

귀성 행렬은 전국 산천에 늘어지고

노부모 조급한 가슴은 동구 밖에서 재가 됐네.


태풍 매미로 산골 논바닥이 들어 났다.

논인지 밭인지 , 강인지 산인지 구분 없지만

샘물과 흙탕물을 뽑아내고 봇물이 지나갈 길을

파이프로 엮어 방바닥 밑 상 하수관 연결되듯 얽혀 있다.


쌀 한 톨 얻기 위해 저런 어려운 공사를 해야 하였음을

아버지의 노고를 가훈 삼아 자식에게 일러주는데

수입쌀 사먹지 왜 그리 미련스럽게 고생하였느냐

한심하다는 손자 얼굴에도 달빛은 말없이 흘러간다.


옛날에는 토끼가 복 떡을 빚어 나눠주었다는데

우주인이 달에 가 토끼를 모두 잡아먹었는지

달의 포근한 인심은 사라지고 한숨만 난무하며

총과 돈만이 세상을 지배하는 세월이 되었다 네.....


무릉도원 어드메인가 어찌 그리 급한가

백년 뒤 , 천년 뒤 인조인간 발굽아래

지구의 위성 도시로 되건 말건

아직은 고향을, 조상을 그리는 달임에 감사하자 !!!!!


2004년 9월 27일 (음력 8월 14일) 월요일 안산 집에서 귀성 행렬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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