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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치악산

치 악 산


1993년 11월 30일







백두산 높은 정기 태백으로 감돌아

북원들 밝히고저 치악에 안주하여

태평양 거센 바람 등으로 가리우고

새벽에는 붉은 태양, 해지면 하얀 달을

비가오나 눈이오나 하루같이 빚어내며

세상사 분주하신 아버님을 대신하여

소박한 인생만이 사람다운 삶이라고

280일 내내 그리 이르셨죠.


당신의 뜻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당신의 품안에서 응석받이 60여 년

외롭고 답답하여 그토록 간구 해도

처음부터 남남인 듯 모른 체 방황해도

당신의 후예답게 세상을 정화해도

부귀영화 탕진하고 빈손으로 귀향해도

당신은 변함없이 담담한 눈빛으로

포근히 감싸안고 바라만 보셨습니다.


젊은 기상 간데 없이 노안 되어 속죄하니

상원사 종소리로 비로봉이 감화된 듯

구름 속에 잠시 동안 용태를 숨기시고

인생은 구름처럼 왔다가 가는 것

뿌린 씨 가꾼 만큼 거둬가라 하신 후

세월을 잊은 듯 다감한 모습으로

옛날 같이 우리들 손자를 기다리며

오늘도 해와 달만 띠우시는 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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