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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골목길

 

 


골 목 길




집안에서 떠밀려 골목으로 나서니

매몰찬 삭풍이 뺨치고 사라지네

담배를 길게 빨아 마시고 마셔도

가슴은 허전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새까맣게 끄을은 앙상한 가지 위에

그 흔턴 참새 한 마리 날지 않고

절망과 분노의 엉어리가

희뿌연 하늘을 향해 발악을 한다.


날씨 탓도 있겠으나 모두가 TV 늪에 매몰되어

살아 움직이는 이 하나 없고 방치된 쓰레기만 흩날린다.

인간은 바뀌어도 자연은 영원하다 했는데

지금은 인간이 자연도 바꿔버리는 세상!


제 살 집 건사하듯 자연도 건사하련 만.....

제비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동장군은 떠날 줄 모르는가?

원컨대 금년에는 꽃잎만 티우지 말고

하늘과 땅! 내 영혼! 모두 제 모습으로 돌려주마!



1995년 2월 5일 일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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