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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매미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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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교향곡


 

여기는 광교산 자연 음악당!

수천 수만의 연주자들이

자기 좋은 자리 잡고 앉아

청중 고려않고 자기 도취에 젖어

매미를 위한 교향곡을 연주한다.


멜로디 담당 제 1 매미들이 전주를 한다.

치글 치글 아씨, 치글 치글 아씨,

아씨 아씨 아씨 아씨, 후쌰 후쌰 ,

치글 치글 아씨 아씨. 치글 치글 찌그르르

이를 따라 빠른 리듬 담당 제 2 매미도

쓰람 쓰람 쓰람 쓰람 쓰람 쓰람

이에 뒤질 쎄라 느린 리듬 담당 제 3 매미도

맴 맴 맴 매 ---- 맴 맴 맴 매 -----


솔잎 소리, 갈잎 소리, 들 꽃 소리, 나비 소리.

초대받지 않은 IMF 신음 소리, 나이 발악하는 소리.

LA에서 오는 소리 , 제주에서 오는 소리 .

독주도 아니요 합주도 아니요

빠르고 늦고, 높고 낮은 만가지 불협화음이

신의 지휘하에 제창을 한다.

영욕에 찌든 나를 잊고

나도 하나 되어 신의 소리를 듣습니다.


생에 급급한 사랑하는 나의 이웃과

친구들에게 이 노래를 받칩니다.

 

1999년 9월 11일 광교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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