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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고향 된장

고향 된장

 


얼굴에 주름 투성인 시골 할머니가
아스팔트 길바닥에 넘어져 있습니다.
고구마, 쓰레기 타래, 된장 항아리가 뒤범벅입니다.


고얀 놈들! 느그 집엔 핼미도 없나?
핼미 없으면 하늘에서 떨어졌다 말이 가
망할 놈의 세상! 정말 큰일 이데이, 큰일이야.


아이고 우리 된장!
아까운 우리 된장!
우짜면 좋노. 우짜면 좋와.


할머니는 깨어진 된장항아리와 된장을 긁어모았습니다.
우리 아는 이것 아니면 밥 못 묵는데.........
우짜면 좋노. 우짜면 좋와.


할머니 빨리 치우세요 ! 냄새나요.....
뭐라꼬 냄새 난다꼬?
그럼 느그들은 밥 안 묵고 사나!

 


2003년 11월 29일 새벽잠에서 깨어나 오후에 있을 초등학교
동창 모임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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