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무진 찬가
(Ⅰ)
얼마를 외쳤을까
얼마를 울었을까
누구를 부른 외침인가
누구를 위한 기도인가
마디마디 골 깊은 주름 밑에
각진 근육의 서슬이 파랗다.
억겁(億劫)의 침묵 앞에
반백(半白)의 웅변이 시끄럽다.
(Ⅱ) (Ⅲ)
이리 보면 다보탑 그림인가
저리 보면 첨성대 조각인가
솔거의 노송(老松)인가 백령(白翎)아 날아라
추사의 춘란(春蘭)인가 백령(百靈)아 웃어라
천둥 같은 거문고에 폭우야 내려라
달을 째는 피리 소리 태풍아 불어라
메아리치는 가락으로 인간은 신을 잊었지만
숨이 막힌다. 심장이 멎는다 신은 인간을 위하여
선대바위 형제바위 그의 최후를 증명코져
병풍속을 파고든다. 오늘도 끊임없이 철석 철석
1995. 7. 31.백령도 두무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