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된장
얼굴에 주름 투성인 시골 할머니가
아스팔트 길바닥에 넘어져 있습니다.
고구마, 쓰레기 타래, 된장 항아리가 뒤범벅입니다.
고얀 놈들! 느그 집엔 핼미도 없나?
핼미 없으면 하늘에서 떨어졌다 말이 가
망할 놈의 세상! 정말 큰일 이데이, 큰일이야.
아이고 우리 된장!
아까운 우리 된장!
우짜면 좋노. 우짜면 좋와.
할머니는 깨어진 된장항아리와 된장을 긁어모았습니다.
우리 아는 이것 아니면 밥 못 묵는데.........
우짜면 좋노. 우짜면 좋와.
할머니 빨리 치우세요 ! 냄새나요.....
뭐라꼬 냄새 난다꼬?
그럼 느그들은 밥 안 묵고 사나!
2003년 11월 29일 새벽잠에서 깨어나 오후에 있을 초등학교
동창 모임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