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가는 놈이 거시기 떼놓고 간다.
(아침고요 수목원 다녀오기)
이선택(판부면 사는 고등학교 동창), 정병주(호저면 한 마을에 사는 부랄 친구), 나 셋이서 소풍을 나섰다.
원주시와 횡성군 사이에 절경이 있고 또 이곳에서 레이저 쇼를 한다 해서 구경 가기로, 사진을 찍어 오겠다는 생각으로 친구들을 설득하여 출발한 상황이다.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 옥산리 섬강 다리위에서 강을 나려다 보니 헬기에서 나려다 보는 듯 푸른 강물은 찬란한 햇빛을 반사하며 구비 구비 평화롭게 흐르고 있다.
강폭이 상당하다.
저렇게 넓은 강을 옛날 초등학교 시절 이곳에 사는 김길수는 한손에 옷을 벗어 추겨 들고 한손으로 헤엄을 쳐서 장마로 범람한 흙탕물을 건너왔다니 그의 수영실력은 정말 대단하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강을 건너고 나니 날이 어두워 졌다.
날은 어두워 방향감각을 분간키 어려운 상황에서 세 갈래 길을 만나고 보니 어디로 가야할 지 막막하다. 좌측 길로 갈 것인가. 우측 길로 갈 것인가?
동료들은 내가 가자고 했으니 네가 방향을 알고 출발 한 것 아니냐고 되묻는 식이고
나 역시 옛날에 어렴프시 시 경계구역에 명승지가 있다는 것을 지나는 말로 들어 아는 정도이고 또 최근에 이곳에서 레이저 쇼를 한다 함도 그냥 어깨 너머로 들은 소리라 우리가 가여 할 곳이 정확이 어느 곳이고 어떤 길로 얼마를 가야 하는지 생각도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아 보지도 않고 무조건 출발한 것이 문제다.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좌로 가면 고산리를 지나 횡성군 역내로 들어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가면 한터를 지나 원주공항 건너편 산을 넘어 횡성으로 간다는 것은 알겠는데 명승지가, 레이저 쇼가 어디서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라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밤이 깊어지면서 이제 더 이상 갈 수도 없어 일단 인근 마을에서 하루 밤 자고 가야할 처지기 된 것이다.
암흑 속에 주변을 찾다 보니 작은 오두막 집 하나가 보인다.
큰집 작은 집 가릴 상황이 아닌지라 문 밖으로 희미한 등불만 보이는 집 마당으로 들어가 문 앞에서 주인을 불렀고 주인은 자다가 일어난 듯 부시시한 얼굴이다.
우리 세시는 주인아저씨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우리가 어디 살고 있고 지금 어디를 가는 중인데 날이 어두워 갈 수 없으니 하루 밤 묶게 해 달라고 간청을 하였고 주인아저씨가 친구 정병주를 알라보고 거절치 못하고 방이 하나뿐이라며 자기 내와 같이 잘 것을 허락해 준다.
허락받은 것이 죄송스럽고 황공스러워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방으로 들어가 우리들은 이어 잠들은 척 했다.
단칸방이라 아줌마가 제일 아래 묵에 그리고 아저씨, 다음 정병주, 나, 선택이가 순서대로 눕고 나니 방이 꽉 찬다. 희미한 등불 밑에 방안 살림을 훑어보니 두지 옷장 하나만 위 묵에 달랑 적막을 지키고 있는 듯하다.
원체 가난한 살림이라 이불도 없어 맨몸으로 잠을 청해야 하는 터라 피곤한 몸이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아저씨 내외분 잠에 지장이 될까 싶어 숨소리도 죽여 가며 자는 체 하고 있는데 아줌마가 아저씨에게 짜증내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리 친척집 애라고 해도 그렇지 이 좁은 방에 누구를 드려요? 내일 아침을 어쩔 건데요?”
“내가 신철(병주 부친)씨 형님에게 얼마나 신세를 졌는데……. 우리가 박대했다는 것을 형님이 알게 되면 내 체면이 뭐가 되요. 그리고 형님을 어찌 뵈올 수 있겠소 . 당신에게는 미안하오만 그냥 참아주오. 아침 한 끼만 우리가 굶으면 되지 않소!!!!” 주인아저씨의 찢어지게 가난한 사정과 부인을 설득하는 말에 숨이 막히는 듯 하고 눈물 나게 고마울 뿐이다.
창밖이 밝아오기에 나는 양 옆 친구들의 옆구리를 찔러 조용조용 깨워가지고 주인아저씨 모르게 고양이 걸음으로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마을 어귀로 나오니 해가 뜬다.
화창한 하늘이 열린다.
소로 농로길 옆에는 벼들이 싱싱하게 자라는 모습이 보이고
실개천 둑에 서있는 나무 잎에서는 이슬이 맺혀 찬란한 빛이 반짝인다.
나뭇가지 사이로 새 한마리가 퍼덕인다.
때까지 새끼다, 이제 나르는 훈련을 하는 모양이다. 하여 정상적으로 날지를 못하고
나무 잎과 가지사이에서 날개 짓을 해보지만 장애물에 걸려 고생하는 모습이다.
이를 구해줄 요령으로 옆의 긴 나무 가지를 꺾어 새가 걸린 나무를 흔드니 새는 땅으로 날개 짓을 하며 떨어진다.
허리를 굽혀 새를 잡아 평지에 놓고 옆에 있는 메뚜기 모양의 날개가 몸 보다 무지 큰 곤충을 잡아 먹으로 주니 덥석 물고 먹는 듯 하더니 도로 뱉어 낸다.
아 이건 못 먹는 곤충인가 보다.
하면 메뚜기를 잡아 줘야 갰네 하며 나는 얼른 옷을 벗고 물이 차있는 논으로 들어가 메뚜기를 찾고 있는데 젊은 부부인 듯 한 마을 사람이 내 옆을 지나며 내가 홀딱 벗고 있어 여자가 보면 안 되니 눈을 반대로 돌리고 오라는 소리를 한 후 눈을 돌리고 지나간다.
신발만 벗는 것으로 생각하고 벗은 것이 홀딱 다 벗은 알몸임을 확인하고 얼른 나와 옷을 주어 입고 새는 이미 없어진 터라 소풍 길을 계속하는데 앞서가는 병주가 목이 마르다고 도랑물을 퍼 마신다.
하더니 침을 퉤퉤 뱉는다. 물이 아니고 소변 맛이란다.
그 말을 듣고 도랑 위를 올려다보니 아주 번화한 마을이 보인다.
“야! 도랑물이 아니고 마을에서 흘러나오는 오폐수 물이잖아 …….”
갈증도 갈증이지만 날이 밝고 위락촌 같은 번화한 마을을 지나려면 우리도 세면을 해야 할 것인데 도랑물은 오폐수이니 어디서 세면을 해야 할까 수원(우물이나 샘물)을 찾는 중인데 도랑 옆 작은 우물이서 머리를 감고 있는 여인네가 보인다.
붉은 상의 내복 차림의 여인네가 얼굴이 유난히 내복보다 더 검붉은 색이고 머리를 풀어 내린 채(머리를 감다 얼굴을 든 듯 머리 결에서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나를 어린애로 보는 듯 미소를 지으며 옆으로 오란다.
그녀의 곁에 빈자리도 없고 그녀가 미소를 짓고는 있으나 청순한 여인네 같이 보이지 않아 옆자리를 사양하고 밤색 플라스틱 소형 세면기에 물을 얻어 경사진 도랑 옆길에서 여기 저기 세면할 자리를 잡으려 하나 길 자체도 경사져 있어 세면기가 경사지면서 물이 반쯤 쏟아진다.
겨우 결처 비스듬히 세면기를 놓고 세수를 하려 하니 목에 걸고 있던 카메라가 거추장스럽다. 하여 벗어서 내 키 높이의 논 두렁위에 사진기를 놓고 세면을 한다.
세면을 하는데 굉장한 굉음(입체음향)이 울려 퍼지면서 앞산 봉우리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치며 연기 속에 금빛 얼굴의 불상이 보이고 주변으로 레이저 불빛이 현란히 움직인다.
다시 좌측봉우리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치며 기암괴석 상이 뜨고 역시 레이저 불빛이 춤을 춘다.
아 하 이것이 레이저 쇼이구나 !
검은 연기만 보면 봉홧불 같기도 한데 그속에 움직이는 동영상과 현란한 레이저 빛이 조화를 이루며 장관을 이룬다.
정말 신기하고 멋진 쇼이다.
자연 경관을 이용한 대단한의 연출이다.
좀 더 가까이, 좀 더 높은 곳에 올라가 구경하려고 비탈길을 오르니 쇼가 끝난 듯 아니 이곳 산 정상이 폭격을 당한 듯 아수라장이다.
이곳은 원래 미사일 부대가 주둔해 있는 곳이다.
크고 작은 미사일들이 넘어지거나 거꾸로 쳐 박혀있고 비스듬히 서있는 미사일이라 해도 국방색 도색이 퇴색하여 희 뿌연 색에 가까워 나무로 만들어 놓은 모형제품 같기도 하고 일부 철제 제품은 녹이 벌겋게 쓸어 나뒹굴고 있다. 얼마나 폭격을 받았는지 나무들도 작살이 나 잎은 타버렸는지 날라 갔는지 하나도 안 보이고 나무 등걸들만 나뒹군다.
사람이고 군인들이고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어찌된 것인가? 미사일 부대가 철수를 한 것인가?
아님 폭격을 받아 전멸한 것인가? 아님 실제는 존재치 않았던 위장 미사일 부대였단 말인가?
산 정상에 올라 내려갈 길을 찾으니 길이 없다 .그냥 수십 길 절벽이다. 절벽 밑에는 푸른 강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친구들도 안 보인다. 혼자서 산 정상 고갯마루 주변을 이쪽저쪽 길을 찾다 보니 모노레일이 보인다.
아하! 이것은 미사일 부대에 보급품을 올려주기 위해 설치했던 것인가 보다.
물품을 얹어 놓을 수 있는 파이프로 이어 만든 깔판 형틀만 있어 사람이 탈수는 없다.
하니 이 깔판 밑에 끈을 묶어 놓고 이를 잡고 유격대의 하향 횡단하는 식으로 내려가면 될 상 싶다. 하여 모노레일이 깔려 있는 상황을 하단까지 세밀히 확인해 보니 중간 지점에서 모노레일 밭침 지주가 암벽에 닿아있다. 그곳에 내 몸이 부딪치면 죽음을 면키 어렵다. 모노레일을 이용한 하향횡단은 불가 한 방법임을 확인하고 다시 길을 찾아보니 수직 암벽에 약간 경사진 각도로 내가 누어서 미끄러지며 내려 갈 수 있는 굴이 보인다. 굴이라기보다 암벽을 "ㄷ" 모형으로 지렁이 굴처럼 파내서 비상 탈출 경로를 만들어 놓은 듯하다.
하여 드러눕는 자세로 양손으로 머리가 굴 전면에 부딪치지 않도록 더듬으며 미끄러지니 금세 하단이다.
강변으로 나와 사방을 훑어보니 친구 선택이가 보인다.
“야 너 어다 갔다 이제 나타 난거야!”
“어 볼일(화장실)좀 보느라고 ”
우리들 바로 앞에 큰 바위산이 막고 있다.
자세히 올려다보니 달마 상 같은 모습의 황금빛 얼굴이 보인다.
아 이곳이 그 말로만 듣던 명승지 절경이구나!!
어 제대로 찾아 왔네!
사진을 찍어야지 …….
사진을 찍으려 목어 걸었던 카메라를 찾으니 없다.
어, 내 카메라 !
가만히 생각하니 아까 세수하면서 눈 둑에 벗어 놓은 생각이 난다.
아이고, 어쩌지…….
다시 되돌아 갈 수도 없는데 …….
어, 내 카메라 ! 이 절경을 보기위해 사진을 찍기 위해 고생고생 찾아 왔는데 사진기를 잊어버리고 오다니 …….
아버지 어머님 얼굴이 눈에 선하게 보이면서 아버님이 엄한 모습으로 나를 힐책하신다.
“장가가는 놈이 부랄 띄어 놓고 갔구먼……. “
잘못하였다고 머리를 조아리다 잠이 깼다.
꿈이다.
2011년 12월 29일 목요일 새벽 4시다.
아 오늘 13:00시 분당에서 육참회 송년모임에 참석했다가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 있는 아침고요 수목원에서 개최중인 불빛 축제(오색 별빛 정원 전)를 관광하고 사진을 찍어다가 인터넷에 게시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는데 카메라를 잊어버린다는 거야 아니면 카메라가 고장 난다는 거야 .
아무튼 불길한 꿈이다.
작(2010)년 1월 별빛 축제 사진들을 인터넷에서 열람 수집 하면서 현장이 어딘지 꼭 보고 싶은 축제이고 사진이 취미인 나로서 꼭 촬영해보고 싶은 현장이라 그간 벼르고 별러 왔는데 불빛 축제가 열리고 있음을 지난 12월 20일경 아침 방송에서 얼핏 접하고 이를 다시 인터넷에서 조회하여 가평 수목원에서 12월 3일 부터 2012년 3월 1일까지 개최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출동할 날자만 꼽고 있는데 24일 새벽에는 눈(적설량 10센티)까지 내렸다.
서울 삼각지에서 동기생 자제 결혼식이 있으니 가는 길에 차를 가지고 가 축하도 하고 눈 사진도 찍고 불빛 사진도 찍고 가평까지 다녀옴이 양수 겹장일 듯하여 집사람에게 계획을 알리니 눈길 사고와 지체를 운운하며 강하게 반대하는지라 이행치 못하고 참아 오던 중이고 이제 눈도 녹았고 분당까지 차를 가지고 가야 하는 상황이 된 터라 이번은 꼭 감행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는데 어쩌란 말인가?
꿈이 불길하다고 하루 계획을 변경한다는 것도 어른답지 못하다.
더 이상 연기할 수도 없다. 집사람은 좀 더 날씨가 풀리면 가자고 하지만 축제란 것이 원래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입장객들로 해서 처음 설치했던 시설들이 고장 날 수도 퇴색할 수도 있어 나로서는 가급적이면 빠른 시일 내에 봐야 한다.
그래 무조건 감행한다.
카메라를 각별이 유의 하라는 경고인 듯하니 카메라를 잘 챙기자 !
오늘 일정 각론
분당에서의 송년 모임은 15:20분에 끝났다.
내가 불빛 축제에 가기위해 갈비에 등심을 먹으면서도 그 좋아 하는 소주 한잔 안하고 식사를 하였지만 친구들은 관심이 없는 듯 불빛 축제가 뭐냐 거나 같아 가갰다는 언급도 전혀 없다.
청평지역은 30여 년 전 퇴계원에서 근무한바 있고 주변 드라이브를 많이 해서 눈에 익은 지형이지만 그래도 그간 신설도로가 많아 졌고 교통체증도 심해저서 어느 길이 좋고 빠른지 어제 밤 내 컴퓨터에서 아이나비 지도로 빠른 길을 검색해 보니 강일 IC에서 경춘 고속도로로 진입하고 화서 IC에서 나가 화도읍을 한 바퀴 돌아 북한강변으로 나가 청평에서 현리/일동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가평군 상면 행현리로 들어가는 길로 안내하는 것을 확인 하고 차의 내비게이션 정보도 최신버전으로 업그레이드까지 하였다.
분당서현역에서 출발하면서 내비게이션에 가평 수목원을 목적지로 설정했으나 분당을 빠지면서 내비게이션이 잘못 안내(분당에서 서울까지 고속도로가 아닌 자동차 전용도로로 안내하여 이는 정체가 예상되는 도로이기에)하여 이를 무시하고 판고 IC로 진입 서울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강일IC 직전에서 내비를 보니 경춘 국도로 진입하라 하지 않고 직진하란다.
이상하다. 어젯밤 집에서는 경춘 고속도로로 빠졌는데…….
새 버전이라 그런가? 컴퓨터의 지도도 새 버전에 의한 지도 일 테인데…….
새벽꿈에 길을 잃고 헤맨 적이 있어 오늘 운행이 조금은 염려가 된다.
또 가끔은 내비를 너무 과신하다 상습교통 정체구역에 들어가 고생하는 친구들을 여려 명 보아 왔던 터라 믿을 수도 안 믿기도 그러하고 혼란스럽다.
그래 조금 더 가보자
구리 IC를 지나고 퇴계원 IC에서 좌로 나가 진건읍 방향으로 나가다가 갈림길에서 일동방향으로 나가라고 안내한다. 이는 진접읍을 지나 광릉 내를 경유하여 신팔 고갯길 사거리에서 우회전 청평 길로 안내하는 것인데 길이 가까운지는 몰라도 신팔 고갯길까지 신호등이 많아 운행시간이 더 많이 소요될 것인데
어, 이거 아닌데 하여 더 이상 내비 안내를 사양하고 청평/춘천 방향 길로 직진한다.
내비는 잘못 간다고 좌로 나가라. 어디서 유턴하라는 안내 방송이 계속 나온다.
모두 무시하고 대성리에 이르니 이곳부터 다시 내비 안내가 시작된다. 청평에서 현리일동방향으로 진입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청평에서 목적지로 진입하는 국도 주변에 고속도로 형도로가 보이지만 진입하라는 이정표도 없고 새 도로로 진입하라는 내비 안내도 없다. 아직 개통이 되지 않은 가 보다.
상면 행현리에서 도로 이정표(대명 유원지 부근)를 보고 아침고요 수목원 길로 접어들었는데 내비는 또 계속 돌아 나가란다.
웃기네. 아무래도 내비 정보가 잘 못 설정된 듯하여 이를 또 무시하고 수목원 안내 이정표만 보며 전진한다. 비포장 도로 산악 고갯길이다. 얼음이 깔린 부분도, 눈이 얼어붙은 곳도, 진흙탕 길도, 현 도로 확장내지 평탄지 작업을 하는 구간도 있다.
이래서 잘못 들었다 하는 것은 아닌지…….
오래된 유원지라면 진입로가 거의 포장도로 일진데 하여 잘못 들었다고 하는 것 같은데 되돌아 나갈 수는 없는 상황이고 하여 비포장에 확장 공사 중인 도로를 돌고 돌아 결국 수목원 주차장에 도착한다.
16:40이다.
1 시간 20여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예상보다 10분 정도 빨리 온 셈이다.
16:50에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고요 수목원 표를 끊고 입장한다.
입장료는 경로표로 4,000원(성인은 6,000원)에 입장한다. 신분증을 보잔 말도 않는다.
얼굴이 노인네로 보이는 가보다.
해가 축령산을 넘어가는 석양 무렵이고 약간의 연무 현상까지 있어 사진이 잘 나올까 걱정이지만 별빛 축제는 밤에 찍을 것이라 별 문제 없을 것이나 주간의 공원 관찰이나 촬영은 희미해 보인다.
이곳도 옛날에는 아주 험준한 오지이다. 귀양이나 올 법한 심산유곡이다.
당시에는 땅값도 무지 쌓을 것이고 누군가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토지를 구입하여 개인 별장 겸 조경수 식물원으로 개발하면서 축령산 등산과 이곳 식물원에 관광을 오면서 번화해지기 시작하여 지금은 주변에 수많은 펜션들이 들어서 있고 내장객이 많아 수도권의 특급 관광지가 된 듯하다.
입장하고 보니 입장객이 다단하다. 해가 넘어 가는데도 차들은 계속 진입을 하고…….
집에서 출발할 때 이곳 기온이 영하 2도 일 것임을 확인하고 겨울 산이라 한겨울 옷을 충분히 차려입고 왔건만 조금은 추위를 느낀다.
해가 넘어가니 더 춥다. 우리가 늙어서 그런가 보다. 집사람은 오리털 파카까지 입고도 등이 썰렁하다고 안달이다. 젊은 부부들은 젖 떨이 아이들까지 대동하고 귀 마개도 없이 잘들 관광하고 있건 만은 …….
농가정원에서 시작하여 분재정원, 하경정원 ,한국정원, 하늘 정원까지 도착하니 17:10분
30여 분만에 식물원 대부분을 볼 정도의 그리 넓지 않은 면적이다.
단풍이 져 수많은 꽃나무가 있지만 앙상한 가지뿐이라 볼 것이 없고 가끔씩 잘 다듬어 진 향나무만이 식물원임을 말해주고 있다. 향나무에 크리스마스 츄리 등이 가설 돼 있어 이것이 밤에 오색찬란한 불빛을 발산하며 아름다움을 창출하는 가 보다.
하늘 공원은 식물원 제일 높은 위치에 조성되었는데 전나무 숲속에 아주 작은 교화가 있다.
가칭 대한민국에서 제일 작은 교회란다. 두 사람이 입장하여 예수님 사진과 십자가에 기도 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다. 나는 신도가 아닌지라 또 구경하는 사람도 입장하려는 사람도 많아 떨어진 곳에서 사진만 찍는다. 주변에는 공작새, 코끼리 ,사슴, 말, 하늘을 나는 새와 선녀 상(검은 철선의 조형물: 밝은 날 보니 썰렁해 보임) 들이 조명을 기다리고 있다.
17:30분에 조명이 밝혀진다 해서 , 이곳이 제일 마직 막 높은 곳에서 야경을 보고 내려가야 하기에, 20여분을 전나무 숲의 샛길에서 기다리자니 참 춥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하다. 나무벤치가 있지만 추워 아무도 앉는 사람이 없고 모두 서서 설렁인다. 나무를 태우는 대형 난로가 있는데 불을 붙이려 해도 나무가 젖어서 인지 불이 붙지 않는다. 주변의 솔잎을 주어다가 불을 피어보지만 여러 사람 실패하고 만다.
관리사무소 측에서 불을 피워주는 배려가 아쉽다.
드디어 조명등이 점화 되었다.
촬영을 하려니 아직 여명이 남아 있어 하늘이 보인다. 30여분을 더 기다리니 순수한 조명의 아름다움이 카메라에 담아 진다.
오! 역시 대단하구! 장관이다!
빨갛고 파랗고 노랗고 하얀 등들이 발산한 불빛은 유명작가의 물감 그림에 비유 할 바가 아닌 듯
황홀하다. 눈이 휘둥그레 해 진다. 아무 생각도 없다 . 아니 그냥 무조건 셔터만 눌러 댄다.
아름다움을 글로 완벽히 표시하기는 무리니 그냥 무지 아름답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부족한 설명을 보완코자 사진 몇 장을 첨부한다.
<좀더 많은 사진의 열람이 필요하신 분은 본 블로그의 여행기념 사진 보기와 동영상 보기를 열람하세요>
현장에서의 관광은 예상대로 멋진 장관을 보며 열심히 사진을 찍었는데 얇은 수갑을 끼었지만 손이 무지 시러워 조금은 고통스러웠고 사진기가 얼어서 그런지 손이 곱아 그런지 셔터가 정상적으로 눌러지지 않아 카메라가 고장이 났는가? 염려하기도 여러 번, 그럴 때 마다 꿈을 생각하며 다시 누르면 촬영이 되어 끝까지 촬영은 되었다.
입장객이 많아 떠밀려 가는 듯 , 집 사람과 떨어지면 찾기가 힘들 정도이고 추위 또한 만만치 않아 넉넉한 감상은 불가한 상황이라 최대한 부지런히 사진만 찍고 수목원을 빠져나오니 18:40분이다. 약 두 시간을 관광한 셈이다. 오늘은 평일이라 20:00까지 영업을 한다는데 입장객은 계속 들어온다.
돈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것 같다. 수목원 만들고 가꾸느라 수고도, 돈도 많이 들었겠지만 한마디로 대단하다.
헌데 여기 관광 오는 사람들은 우리들처럼 대부분 수도권에 집이 있어 관광 후 귀가하여 잘 것인데 도대체 어떤 고객들이 이곳에서 숙박하는지?
수목원 입구주변에 신축된 수많은 펜션들이 장사가 잘 되기에 우후죽순처럼 매일 같이 새 집이 올라가는 것 아닐까?!!!!!! 일박에 적어도 15만원 이상일진데 도대체 누가 이 비싼 숙박시설을 이용 한단 말인가? 신혼부부 아님 돈 많은 노약자가 휴양을 와서 묵을까 ? 데이트 족이라면 처녀 총각 형편에 테이트 비용이 만만치 않을 찐데 …….
누가 잔들 나와 무슨 상관.
진입로만 아스팔트로 포장되면 스위스의 산촌 부럽지 않겠다.
주변에 스키장만 있으면 금상첨화겠네…….
올 때는 내비게이션 안내(아무래도 빠르고 가까울 것 같아)대로 귀가하기로 마음먹고 목적지를 집으로 설정하고 출발한다.
비포장도로를 나와 청평 -신팔간 도로로 접어드니 국도 옆 고속화도로로 진입로가 보이면서 이동/ 현리방향으로 안내 한다. 아 신팔- 광릉내- 진접- 퇴계원으로 가는 코스를 안내 하는 가 보다.
헌데 고속화 도로에서 얼마가지 않아 좌로 빠져 “현리/이동”방향으로 나가란다.
앞에는 공사 구간으로 통행금지 하는 표시도 없고 신팔 고개까지는 아직 많이 남은 듯한데……. 하지만 내비안내대로 가기로 했으니 내려섰다. 옛날 2차선 구비 구비 돌고 도는 도로다. 너무 많이 돌다 보니 가는 길이 의심스럽다. 마치 산행길이 수목원으로 되 돌아가는 듯하다.
하여 차를 세우고 목적지를 집으로 재설정했다.
그리고 계속 달려도 “이동/서울” 이정표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달리고 달리는데 좌우로 고속화도로 같은 교량을 여러 번 교행하면서, 방향감각을 상실하면서, 혼란 상태에 빠지면서 짜증이 난다.
다시 새벽꿈이 생각난다.
어쩔 수 없다. 차가 어디로 가던 개의치 말고 내비안내대로 가자!
얼마를 혼란 속에서 달리다 보니 “이동/진접읍” 이정표가 보인다. 신팔 고개 사거리다.
옛날에는 이곳에 검문소가 있었는데 …….시계를 보니 19:30분이다. 수목원에서 출발한지 30분 정도 밖에 경과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헤매지 않은 것 같다. 이곳부터는 옛날부터 아는 길이라 방향감각을 잡고 진접읍 , 광릉내, 퇴계원을 거처 1시간 30분 만에 판교IC를 지나간다.
갈 때와 비슷한 시간이다. 신팔 고개에서 퇴계원까지 많은 신호등이 있어 여러 번 정차하고도 같은 시간이라면 귀가코스가 거리 상 더 가까운 코스인가 보다.
집에 도착하니 20:55분이다.
길 때문에 혼란스럽기도 했고 수목원에서 손이 몹시 곱을 정도의 추위를 타긴 했어도 무사히 관광과 출사 목적을 마치고 귀가하고 나니 꿈은 꿈이지만 그래도 혼란스러웠던 것은 꿈과 일치 한 듯 도하다.
아니야, 카메라가 무탈하니 꿈은 그냥 꿈일 뿐이야 .
얼큰한 콩비지 찌게에 소주 한잔 마시고 잠자리에 든다.
하루가 참 길고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2011.12.29 목요일 22:00 안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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