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사 가는 길
1984년 9월 16일 일요일
소구유(소 먹이통)로 된 오줌통에 오줌을 누다보니 오줌통의 오줌 속에 길이 1cm 정도의 장구벌레가 놀고 있어 자세히 살펴보니 그 벌레는 오줌 속에 섞여 나간 것이 아닌가?!
큰일 났다 싶어 병원을 찾아가 의사에게 진찰을 받았습니다.
진찰을 받다보니 불알이 세 쪽이 아닌가. 두 쪽은 진짜이고 하나는 벌래 집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만져보아도 틀림없는 듯 했습니다. 의사선생님은 지금 벌레가 모두 안에 들어가 숨어 있을 때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수술을 받게 되면 학교에 갈 수가 없습니다.
저는 학교를 결석 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3년째 개근중이거든요.
수술을 받느냐? 아니면 그대로 학교를 가느냐?
제 스스로 결정할 수가 없어 어머니에게 물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안이 하셨습니다.
내가 알아서 결정하라는 것 이였습니다.
아침 해는 점점 중천으로 치솟고 있었으며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보였습니다.
학교에 가느냐? 수술을 받느냐를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 고민하다가 잠을 깨고 나니 집사람이 아침을 준비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꿈의 내용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기분 좋은 꿈은 아니 것 같았습니다.
눈을 다시 감고 꿈의 내용을 현실과 연결해서 과거와 현재를 재조명 해 보아도 생각나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불현듯 생각이 나서 뛰어 일어나 시계를 보니 벌서 7시가 넘었습니다.
어이구, 이거 늦었구나! 지금쯤 출발해야 하는데 …….
사실 오늘 집사람과 이질녀를 데리고 해금강으로 해서 한려수도를 관광하기로 했었거든 요.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가니 집사람이 점심 도시락을 싸고 있었습니다.
[아직 멀었어?]
{조금만 더하면 되네요.}
{지금 출발 할 시간인데 밥 먹고 언제 출발 할 거야!}
늦잠과 출발이 지연되는데 대한 책임을 집사람에게 전가라도 하려는 듯 한마디하고 세면을 부지런히 마친 뒤차를 준비하기 위해서 집에 있는 예비연료 두말을 들고 아직 자고 있는 이질녀를 깨워서 수돗물 한 주전자와 증류수 병을 나려 보내라고 이른 후 아파트 계단을 두 번 쉬어 내려와 주유 하고 배터리 증류수 보충, 냉각수 보충, 신호등 점검등 차에 대한 운행 전 점검사항을 모두 마치고 나니 여덟시가 되었습니다.
아파트 계단을 오르면서 또다시 꿈 생각이 났습니다.
오늘 여행에 불길한 꿈일까 ? 아니면 개꿈일까?
여행계획을 취소하고도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여행 중에 승용차가 말썽을 부린 적은 없지만 차가 늙어서(포니 I:7년생) 그럴 소지는 충분하기 때문에 여행 전 차 점검에 각별히 신경을 쓰게 되고 꿈이라도 불길하게 되면 교통사고나 차량고장이 염려되어 출발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하여 진퇴양난의 고민에 봉착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으나 조심해서 운전할 것을 다짐하고 계획대로 출발하기는 하였지만 기분 좋게 출발할 수 는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여서 꿈의 내용이 불길한 꿈이 아니라 해도 기분 나뿐 꿈 이였기 때문에 출발에 앞서 잠시 망 서려 지게 도지만 여행의 계절, 등산의 계절을 맞아 하루 종일 방구석에서 TV와 같이 소일한다고 생각하면 가슴부터 답답해져 기왕에 계획된 , 준비된 여행을 취소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식사를 부지런히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집사람과 이질녀까지 승차시키고 시계를 보니 8시 40분이다.
[해금강 가요?]
[아니 은혜사! 지금 이 시각에 출발해서는 해금강을 관광할 수가 없어. 충무까지 두 시간 반 정도 소요되고 충무 항에서 기다렸다가 배를 타고 해금강을 돌아보자면 오후에나 겨우 마칠 수 있기 때문에 한려수도 관광은 할 수가 없어, 다음에 가지 뭐!]
기왕에 가는 것 최소한 하루에 두 곳은 보아야지 한곳만 관광해서는 비경제적이기 때문에 염두 판단한 결과 의성에 있는 고운사를 관광하고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에는 신령에 있는 은해사를 구경한다면 해지기 전에 귀가할 수 있을 것 같아 계획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출발하게 된 것입니다.
부산에서 영천까지 경부고속도로를 타면 한 시간 반.
영천에서 28번 국도로 의성을 지나 고은 사까지 한 시간 정도면 도착 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11시면 절에 도착 구경을 마치고 식사 후 오후 1시에 그곳에서 출발 2시에 은해사에 도착하면 관광 안내 책자에 나와 있는 묘봉암(팔공산 자락)까지 등산하고 돌아 나와도 5시에서 5시 반 정도에는 은해사에서 출발이 가능할 것이고 집에는 밝을 때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며 계속 차를 몰았습니다. 언양 휴게소에서 잠시 차를 세워 커피한잔을 마신(09:20) 뒤 영천에 도착하니 10시가 되었습니다.
지난봄(84년)에 안동을 거처 단양까지 다녀왔기 때문에 도로가 눈에 익어 운전하는데 는 아무런 어려움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은혜사를 들려야 하므로 은혜사 입구가 어데 인지는 확인을 해 두어야 갰기에 도로안내 판에 유의를 하면서 차를 몰았습니다.
영천에서 신령방향으로 15~6km 올라가면 화성 못 미쳐서 대구 방향 간선도로가 있는데 어디까지인지는 몰라도 아스팔트 포장까지 되어있는 큰 도로임에도 관광안내지도나 수첩 내 전국지도에는 아직도 미 도식되어 있어 지도 발행의 낙후성을 실감하며 막 그 지점을 통과하려 하는데 조그만 안내 간판에 은혜 사란 글씨와 화살표가 보였습니다.
[아! 저리로 들어가는 구나!]
마음속으로 확인을 해 두고 정차를 않은 채 의성 방면으로 계속 달렸습니다.
[은혜사 간다더니 왜 지나가요?]
[응 오후에 갈 거야. 저기를 오전에 보면 오후에 볼 것이 없잖아. 의성에 있는 고운사를 오전에 보고 오후에 나려 오면서 은혜사에 들릴 예정이야]
신령을 지나 얼마쯤 올라가다가 길옆으로 차를 세웠습니다.
혹시나 지나치지나 않았을까 염려되어 고운 사 진입 입구의 정확한 지점을 지도상으로라도 확인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관광안내 지도와 책자 두 가지를 모두 확인해보니 의성과 안동의 중간 지점에 단촌이란 작은 마을이 있는데 그곳에서 잘라져서 조금만 들어가면 될 것 같았습니다.
마음이 조급해서 그런지 의성에서 안동까지는 30km의 가까운 거리이고 그 중간이면 금세 갈림길과 안내 간판이 보여야 하는데 상당히 멀게 느껴 졌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되겠지……. 저 모퉁이를 돌면 되겠지…….
결코 서두를 필요도 안전부절 할 이유가 없는데도 그리고 고은사가 유명한 사찰도 아니요, 그 위치가 이름난 유원지도 아닌 보통의 산사임을 이미 알고 있는 나로서, 많은 여행경험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 조급해 지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침의 꿈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며 가속 페달에서 발을 때며 차를 한 번 더 세우고 진입로의 위치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 후 5분 정도 더 달려 올라가니 우측으로 갈림길이 나오고 고은사 안내간판이 보였습니다.
[고운사 12km!]
우회전하여 지역 주민들에게 물을 필요도 없이 곧바로 차를 몰았습니다.
비포장도로이지만 노면 상태가 좋았습니다. 아스팔트 포장공사를 하기 위하여 정지 작업을 마친 도로 같았습니다.
여기에서도 또 관광안내 책자의 안내 표식이 잘못된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안내 책자에는 중앙선 철도 우측에 육로가 있는데 실제는 육로 우측에 철로가 있고 갈림길은 철로 밑을 빠져 하천 줄기를 따라 이어지는데 도로 도식이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차량미터기에서 10km정도를 달린 후 차를 세우고 마을 사람에게 고운사 입구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지나 왔다고 했습니다.
오면서 안내 간판을 못 보았다고 하였더니 안내 간판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참 이상합니다. 국도 변에는 안내 간판이 있고 지방도로에서는 안내 간판이 없다니?
이래 가지고서 야 어떻게 해외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단 말입니까?
지역 택시 운전사에게서 정확한 위치를 약도로 그려 받은 후 되돌아 나오면서 생각해 보니 고운사는 거의 무명의 사찰인 것 같았습니다.
몇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보았으나 길을 모르고 있었고 갈림길이 좁고 안내 간판 역시 설치되어 있지 않는 것 만 보더라도 관광객이 거의 없는 것 같고 따라서 차량진입도 거의 전무상태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한데 왜 전국관광 지도에는 수록되어 가지고 관광객을 혼란스럽게 만드는지 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관광지도에 표지 되려면 어느 누구도 관광지도를 보고 찾아 갈 수 있도록 도로상에 안내 간판을 설치해야 되는 것이 아닙니까?!
이곳 법당을 종교적인 목적으로 찾는 사람들이라면 이곳의 위치를 알고 다니는 사람들이거나 누구에게 소개를 받아서 찾는 경우라도 길은 알고 갈 것이지만 승용차를 이용해 혼자서 지도만 보고 찾아다니는 관광객들은 길을 못 찾고 헤매거나 포기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아무래도 잘 못 온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허나 이질녀까지 대동하고 이질녀에게 한턱 쓴다고 부산에서 이곳 의성까지 올라 왔는데 포기하고 돌아가기는 시간과 기름이 아까워서 그냥 돌아 설 수가 없었습니다.
택시 운전사가 그려준 약도를 보면서 다시 단촌면 사무소 방향으로 나왔으나 그와 비슷한 지형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하면 길이라도 물을 것인데 사람들도 보이지 않고 답답하기 이를 때 없었습니다.
운전을 그리 많이 한 것은 아니지만 군에서 지도를 보고 각종 전술훈련을 하였던 관계로 지도만 보고도 지금까지 못 찾아 간 곳이 없었는데 고운사는 이름대로 대단한 절인가 보다
이름대로 높을 고(高)자와 구름 운(雲)자의 절이라면 높은 산 속에 있는 절일 것이고 외로울 고(孤)자 고운사라면 산간벽지에 홀로 은둔해 있는 절이니 아무튼 이름만큼이나 멀고 높은 곳에 위치한 절인가 보다.
나려오다 보니 다시 단촌면 사무소 소재지까지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운전사가 일부러 헷갈리라고 그렇게 그려 준 것은 아닐 진데 내가 지형식별을 못했던 모양입니다.
집사람은 그냥 돌아가자고 하였습니다.
오기가 발동을 하였습니다.
내 무슨 짓을 해서라도 꼭 찾고 말겠다고 다짐을 하고 좀 더 나려가니 택시 정류소 같은 곳에 택시 한 대가 손님을 기다리는 듯 정차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택시 운전사에게 고운 사가는 길을 물었습니다.
아까 다른 운전사가 그려 준 요도를 보이면서 허탕 친 일을 하소연까지 하면서 길을 물었더니 외지 사람들은 찾기가 힘든 곳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길도 험해 자가용들은 못 간다고 했습니다.
해서 택시를 대절해서 갔다 오기로 하고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로 가는데도 12:30부터 13:00까지 30여 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갔다 온 길이기도 하지만 택시가 꺾어 들어간 길은 도로가 아닌 한마디로 그냥 시골의 농로였었습니다.
지방도로에서 옆으로 갈라지는 길이길이 아닌 농로정도였으니 그 길이 관광지도상에 나와 있는 고운사 입구라고 누가 생각하겠습니까?
그 길은 절 가까이 들어가면서 길바닥이 파인 곳도 있고 큰 돌이 솟아 있어 운전이 능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운전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역시 택시운전사의 말이 맞았습니다.
택시 운전사는 고운사에는 무엇하려 가느냐고 물었습니다.
관광차 찾아간다고 하니 고운사는 기도하려 가는 사람들이나 찾는 절이지 볼 것이 없어 관광객들은 별로 찾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산 구비를 몇 번인가 돌고 돌아 절 입구에 다다르니 첫 인상이 초라해 보였습니다.
고운사(孤雲寺)는 행정구역상으로는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 구계리 등운산에 있는 절로서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의 본사이며. 신라 신문왕 때인 681년 의상(義湘)이 창건하였다합니다. 당초에는 높을 고(高)자 고운사(高雲寺)라 하였으나 최치원(崔致遠)이 가운루(駕雲樓)$ 우화루(羽化樓)를 짓고 이를 기념해 외로울 고(孤)자 고운사(孤雲寺)로 개칭하였다합니다. 경내에는 보물 246호인 석조석가여래좌상(石造釋迦如來坐像)이 있는데 이는 화강암으로 만든 통일신라시대의 석가여래상으로서 보물 제246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불상의 높이는 79㎝, 대좌 높이는 72㎝, 광배 높이 134㎝로서 머리, 얼굴, 신체, 의문(衣文) 등 모두가 8세기 불상과 현저하게 구별되는 9세기의 특징적인 양식이라 합니다, 석불에 대한 혜안이 없어 무엇이 잘된 것인지 ,특징적인 것인지 구별할 수는 없고 그저 불상이구나! 오래 된 것이구나! 할 뿐 하도 자주 대하는 불상들이라 나에게는 아무런 감동도 오지 않았습니다.
양산의 통도사, 경주 불국사, 합천 해인사, 해남 대흥사, 순천 송광사, 구례 화엄사, 속리산 법주사 오대산 월정사, 설악산 신흥사 등 많은 절들을 돌아온 본 입장에서 그들 절의 말사 정도밖에 안 되는 아주 조금 만 절 이였습니다.
절터로 보아서는 그래도 꽤 널찍한데 그간 수차에 걸친 전란으로 본 절은 모두 소실되고 지금은 암자같이 조그만 대웅전 하나만 복원되어 있을 뿐이다.
운전사 말대로 백일기도나 드리러 오는 절인데 관광을 왔으니 볼 것도 없고 고생한 것이 아깝지만 기왕 왔으니 점심이나 하고 가자고 하여 준비해간 도시락을 운전사까지 동참시켜 식사를 했습니다.
한 시간 10분 만에 관광과 식사까지 마쳤다.
아침에 꾼 꿈과 연결시켜 생각해 보았다.
꿈이 맞는 것 같다.
수술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어머니는 나보고 결정하라고 하셨는데 고운사를 볼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선택의 순간이 일치하고 또한 공연히 강행하다보니 택시비만 20,000원을 탕진 한 꼴입니다.
단촌에 도착하니 14시 40분이다.
택시비를 계산하고 쓸쓸한 맛으로 내 차로 옮겨 탔습니다.
고운사는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우고 오전에 오던 28번 국도를 가능한 빨리 밟으며 나려왔습니다.
의성을 지나 신령에 도착하여 부산 쪽으로 조금 나려오니 아침에 눈여겨보았던 은혜사 입구 간판이 보였다.
입구가 아스팔트라 은혜 사까지는 포장이 된 듯 하여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얼마를 들어갔을까, 길이 한적해 지면서 초가을의 정취가 차창에 비친다.
길 옆 논밭에는 완연한 가을이 영글어 가고 조용한 시골 풍경과 따가운 햇살을 느끼며 계절의 섭리가 무섭도록 정확함을 탄복하면서 길 옆 마을의 옛날 기와집에 시선을 잠시 돌리는 순간 20m 앞에 도로공사용 흙더미(높이 50cm 정도)가 나타났습니다.
속도가 7,80은 되다 보니 급히 방향을 전환하려 해도 시간이 없었습니다.
또한 전환 시에는 도로 옆 논으로 전복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급제동을 걸면서 정면으로 넘어 가겠다고 생각하고 핸들을 양손으로 꼭 잡고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덜커덩!] 차는 널뛰듯이 솟구쳐 올랐다가 지면에 떨어지면서 멈춰 섰습니다.
집사람이 차 지붕에 머리를 박고 정신이 나간 듯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뒷좌석에 앉아 있던 질녀는 이모의 엄살에 눌려 가만히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자 자신도 잠시 멍해 있었습니다.
예상외로 큰 충격과 혼동을 가져 왔습니다.
셋이서 얼마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넘어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 나의 착오였고 실수이었습니다.
정신이 드니 아무래도 차에 이상이 생겼을 것만 같았습니다.
엔진에는 이상이 없는 듯 시동이 꺼지지 않고 계속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나려 앞 범퍼 밑을 점검 해 보았습니다.
차량 번호 판이 조금 휘어져 있었고 그 밑 보조 카바판이 좀 심하게 찌글어 들었습니다.
다른 곳은 망가진 부분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해서 다시 운전석에 올라 후진과 전전을 해보았습니다.
운행에는 지장이 없는 듯 하였습니다.
은혜 사에서 우리들을 오지 말라는 경고인가?
또 꿈 생각이 난다.
오늘은 역시 집에서 그냥 쉬는 것을 그랬나 보다.
길 찾느라고 고생하고 운전 잘못해 다칠 번하고....
그래도 어쨌든 고운사를 구경했고 차는 조금 망가졌지만 일행 모두 다친 곳 없으니 불행 중 다행이 아닌가?
감사해야 한다. 자신을 반성해야 한다.
도로 보수공사를 한 놈들이 밉기도 했지만 우선 내가 운전을 하면서 딴전을 본 것과 과속이 문제지 왜 남을 탓할까?
초행길은 길이 아무리 포장되어있고 양호하다 해도 과속을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절감하였습니다.
그냥 부산으로 돌아가자는 것을 조금만 가면 된다고 집사람을 설득하여 은혜 사에 도착하니 17:00경이였습니다.
해는 아직 많이 남아 있고 한 시간 반 정도면 부산에 갈 것이지만 아무래도 등산은 불가능 할 것 같아 포기하고 은혜사 경내만 돌아보았습니다. 특이한 보물도 없고 여느 사찰과 다른 바도 없고 물어볼 사람도 없어 그냥 우리끼리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보고 약수를 한 모금 마신 후 한 시간 정도 쉬다가 18시 10분에 은혜사를 출발 영천을 지나 경부고속도로로 접어들어 안락동 숙소에 돌아오니 19:50분 ! 1시간 40분이 소요된 셈이다.
부산에 무사히 도착하고 나니 이질녀가 한마디 했습니다.
[이모부! 공연히 나 때문에 오늘 고생 많이 하셨네요. 아무튼 고마워요.
이다음 내가 돈 많이 벌면 술 많이 사 드릴께요.]
그 말을 듣고 나니 모든 피로가 확 풀리는 듯 하였습니다.
[ 오늘 구경하느라 고생들 많이 했고 피곤할 것이니 우리 외식이나 하지?
자장면 먹을 까?]
[그냥 올라가요. 김밥 싼 것도 남아 있는데 칼 국수해서 같이 드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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