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웃으마
그렇게도 고대하든 순간!
너는 바보
떠나가서 복되다면
말없이 보내주마
하늘도
땅도
바다도 아닌 그 어느 곳으로
가야 한다면 너 먼저 보내고 내가 가마.
즐거울 때도 있었고
소담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러나
어둡고 괴로울 때가 더 많았다.
아무도 나를 모른다.
알려 할 사람도 없다.
시체가 되어 길바닥에 뒹굴지라도
그대들에게 차이기도 싫거니와 피해 가는 폐도 안 끼치리.
조소가 아닌 바엔 그래 웃으마.
1970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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