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아파트 계단 구름같이 산다. 2011. 12. 12. 11:38 아파트 계단 84년 8월 15일 스무 살 아내가 통로에 걸려 더 이상 나올 수 없는 양 우유 빛 등불을 막고 서서 “다녀오세요” 선창을 하면 가방 챙기는 첫째, 밥 먹던 둘 째 합창을 한다. 잠들었던 통로가 기지개를 치듯, 전율하듯, 계단 계단마다에서 메아리 친다. 포근한 밍크 속에 비수가 숨겨진 듯 흡혈귀가 화장하고 누워 기회를 노리듯 지난날 사랑의 정표요, 기원이던 저 소리의 의미는 이제 책임과 의무를 강요하는 채찍이던가 원망과 저주를 토로하는 잠꼬대인가 다시는 열려 질 수 없을 듯 출입문은 굳게 굳게 닫겨 지고 통로에는 다시 적막이 흐른다. 돈벌이고 ,여행이고, 막연하다 해도 피안이든 지옥이든 떠나야 한다. 아직도 바람이 싱그럽고 귀가 쟁쟁하며 비록 눈이 침침하나 사지가 멀쩡하니 내려가는 것으로 족 하자! 끝을 보기 위해 일단 내려왔으나 본 것도 들은 것도 없이 머무를 수 없어 다시 올라갑니다. 인생의 의미만큼이나 어려운 꼬마 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보며 지난날 활기찬 노래를 중얼거리며 주저앉을 것 같은 걸음으로 계단이 있기에 올라갑니다. 죄송합니다. 아담과 이브 때문입니다. 통로에 걸려 더 이상 나올 수 없는 아내가 안으로 용접한 출입문을 열고 나와 [ 또 마셨꾼!]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구름 나그네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로등 아래서 (0) 2011.12.14 나는 감사한다. (0) 2011.12.12 동상의 유언 (0) 2011.12.12 사막 (0) 2011.12.12 디스코 (0) 2011.12.10 '자작시' Related Articles 가로등 아래서 나는 감사한다. 동상의 유언 사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