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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소녀의 기도

소녀의 기도



연두 빛 두 손을 모아


긴 밤을 지새웠습니다.

이슬 맺힌 동공 위에

은빛 햇살을 잉태하고

깊은 창공의 메아리가 귓전을 스칠 때

소녀는 알았습니다.

“내 작은 소망을“


꽃잎을 날릴까

나비를 부를까

아지랑이 피워놓고

수줍은 두 손을 모아

긴 밤을 또 지새웠습니다.

종다리 축가 속에

장미는 미소짓고

소녀는 보았습니다.

“작은 소망이 가까이 있음을”

80년 5월 15일

인제군 현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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