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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나는 우주 이니라  

별도, 태양도, 지구도 내 안에 있고

내 안에 있는 것 모두는

나이니라.


나는 지구 이니라

산도, 바다도, 사람도 모두가 내 안에 있고

내 안에 있는 것 모두는

나이니라.


나는 사람이니라.

임금도, 부모도, 형제도 모두가 나와 같으니

나와 같은 것 모두는

나이니라.


나는 오직 나이니라

눈과 입과 손발까지 내 마음대로 부리니

내 마음대로 부릴 수 있은 때 진정

나이니라.


나는 한 줌의 흙이니라.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

이 땅에 존재 할 때까지 나는

나이니라.


나는 수증기였노라

아침 이술 되어

풀잎에서 잠시 반짝이다 말라 버린

내가 바로 나이니라.


나는

천상, 천하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이름 불려진 적이 없다.


1982년 12월 30일 영내 순찰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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