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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겨울바다(11)

겨울 바다(Ⅱ)




떠난다고 떠난 것이 사천 해수욕장 바닷가 !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인적 없는 이 밤

누가 누구를 지키랴

자승자박하여 구속되었다해도

마음이야 언제라도 떠날 수 있으련만

별들이 속삭인다. 파도가 재촉이다. 어서 떠나 보라고.....



텅 빈 가슴, 공허한 눈빛, 저린 발길에 찬바람이 분다.



공용이 사라지게 된 원죄는 무엇일까 ?

토끼가 낮잠만 자지 않았어도 달에 먼저 갔을 낀데

언제는 태양이 돈다더니 이제는 지구가 돈단다.

세월이 도는 걸까 , 내 눈이 도는 것일까.

내가 누구인지 나는 아직 나를 모른다.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지 , 왜 떠나야 하는 지도 ....



형제자매, 이웃사촌 모두가 동창일 뿐

그들이 내 곁에 있거나 말거나

언제나 나는 혼자라는 것을 이 제사 알았네

파도는 잠도 없이, 끝임이 없이 철썩 철썩

내가지를 지키건 말건, 떠나건 말건

내일도 모래도 철썩일 것임을 이 제사 알았네.





1997년 12월 24일

사천 해수욕장에서 밤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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