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174) 썸네일형 리스트형 소녀의 기도 소녀의 기도 연두 빛 두 손을 모아 긴 밤을 지새웠습니다. 이슬 맺힌 동공 위에 은빛 햇살을 잉태하고 깊은 창공의 메아리가 귓전을 스칠 때 소녀는 알았습니다. “내 작은 소망을“ 꽃잎을 날릴까 나비를 부를까 아지랑이 피워놓고 수줍은 두 손을 모아 긴 밤을 또 지새웠습니다. 종다리 .. 산마루에 올라 산마루에 올라 ! 싸워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피땀을 망각한 채 네 머리를 밟고 서면 가슴 가득히 안겨오는 희열이 있다. 내다보면 산 또 산! 에베르트 넘어 엔 또 무엇이 있을 까? 깔리고 패인 썩은 상처와 멀리 멀리로 뿌옇게 이어간 능선 넘어 태고의 비밀을 간직한 채 도사리고 있는 밀림.. 生과 死 生과 死 1998년 8월 2일 없다가 있는 것이니 있는 것은 얻은 것이고 있다가 없어지니 없는 것은 잃은 것이다. 없어도 있는 것이요 있어도 없는 것이니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얻는 것은 무엇이고 잃는 것은 무엇인가 얻었다 기뻐 말고 잃었다 슬퍼 말라.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 낙엽의 한 *♡♡♠ 낙엽의 한 / ♠♡♡* 뼈만 남은 낙엽이 도로 위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사람, 버스 ,승용차, 덤프차가 짓밟고 지나갔고 삭풍이 내리 불고 치불고 겨우내 불었는가 하면 노란 색 미화원이 매일 같이 쓸어모아 불 살았고 입춘, 우수, 경칩을 지나 춘분에 이를 판에 너는 용케도 끈질.. 벤치 그리고 낙엽 벤치 그리고 낙엽 1997년 11월 26 일 주름진 나무 밑 빛 바랜 벤취위에 낙엽이 저린 발길을 쉬고 있다. 청소부는 흩날리는 낙엽을 쓸어모으고 나그네는 벤치 위의 낙엽을 헤아린다. 낙엽의 노래를 듣는 듯 마는 듯 낙엽의 기도를 아는 듯 모르는 듯 은빛으로 흘러가는 구름따라 소슬한 바람.. 등대 등 대 하늘 끝닿은 곳에서 와 지친 호흡 대신 할 수 없음에 말없이 떠나버린 당신 ! 아우성 친 만큼의 침묵 아직은 36도 5부 임종을 지키리. 작은 가슴 도려낸 외로움 당신의 희망 두 다리 외발서 긴 목 받쳐 들고 해바라기 되었어라. 바다는 바다로 남고 산은 산으로 남아 새벽 별 곤히 잠든.. 설날 설 날 어제도 까치가 울더니 오늘도 까치가 울고 있다. 내일도 까치는 울 것이다. 눈물어린 떡국, 홍동백서 진설하고 갈등과 아픔은 가슴에 묻고 덕담과 위선으로 제를 올린다. 당신이 있어 내가 있고 내가 있어 당신이 있듯 억겁을 이어온 연이 있다. 없어도 좋을 내가 당신이 있어 내가 .. 돌의 노래 돌의 노래 1991. 6. 11 사무실에서 선생은 누구십니까? 돌입니다. 당신은 누구냐 구요? 돌입니다. 너 누구야? 돌입니다. 야! 이XX 같은 새끼야! 돌입니다. 금수강산에 버티고 서있던 문전옥답에 볶이며 내 뒹굴던 수중 만리 파묻혀 지내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돌입니다. 나로 하여금 불상..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