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174)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로등 아래서 가로등 아래서 텅 빈 보도 위에 가로등이 졸고 있다. 누가 누구를 위함인가 이제 그만 쉬어도 좋을 이 시각 투쟁과 갈등의 물결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허기진 꿈은 옛 고향으로 돌아가라 한다. 무덤 속의 달콤한 평화가 그립다. 에덴 동산의 고요한 빛깔이 그립다. 새벽까지 잠 못 이루고 .. 나는 감사한다. 나는 감사 한다. 해방동이로 남자로 장남으로 가난한 농가에서, 한국에서 태어나게된 것을 감사한다. 625 동족 상쟁을 겪으면서 굶어 죽지도 ,얼어죽지도 , 총 맞아 죽지도 않았고 내 부모 , 내 형제 모두모두 무사하며 초가삼간 불탔어도 문전옥답 그대로 남아 있었음을 감사한다. .. 아파트 계단 아파트 계단 84년 8월 15일 스무 살 아내가 통로에 걸려 더 이상 나올 수 없는 양 우유 빛 등불을 막고 서서 “다녀오세요” 선창을 하면 가방 챙기는 첫째, 밥 먹던 둘 째 합창을 한다. 잠들었던 통로가 기지개를 치듯, 전율하듯, 계단 계단마다에서 메아리 친다. 포근한 밍크 속에 비수가 .. 동상의 유언 銅像의 유언 모두가 떠나버린 텅 빈 광장 빛 바랜 낙엽만이 나그네 되어 차가운 밤 별을 세고. 또 센다. 화려했던 만큼 아픔을 품고 울어야 한다. 긴 밤 어리고 설 킨 회포 간절한 소망만이 광장을 지키고 자 굶주린 나상(裸像) 위에서 기도를 한다. 찢어진 동 저고리, 쇠진(衰盡)한 수족(手.. 사막 사 막 하늘을 처다보고 뒤를 돌아보고 하늘의 별은 총총한데 사방이 모래뿐이네 더 이상 걸을 수 없어 주저 앉는다. 지나온 발자취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지나온 길 되 돌아간다고 돌아가질 수 있을까? 앞으로 가도 뒤로 가도 모래뿐인걸 내가 아닌 모래의 일부로서 이승을 마감하는가? .. 디스코 디스코 디스코 빨간 얼굴 파랑 머리 하얀 눈 외로웠다. 지루했다. 짜증나고 답답했다. 부셔버리고 싶다. 쿵자자 쿵작 쿵작 부셔지는 드럼! 예------ , 아! 터지는 목청 토끼도 되고 지렁이도 되며 빠져나가자. 잃어버리자. 미쳐버리자. 뿌우연 자연 속에 어깨건 발이건 부딪히고 밟혀.. 대로 대로(大路) 1998. 8. 12. 수.가끔 비 왕복 8차선 대로변을 고층 아파트에서 나려다 본다 아침에 일어나 보고, 담배 물고 나려다 본다 한 낯에 , 한 밤에 , 하루종일 나려다 본다. 비가 오던 , 눈이 오던, 항상 분주한 대로변. 승용차가 줄을 잇고 버스에 화물차가 뒤따른다 구급차가 간다, 소방차.. 그래도 나는 그래도 나는 약육강식의 처절한 먹이사슬에서 그래도 나는 사람으로 태어났다. 공존이란 이름으로 서로를 이용하지만 그래도 나는 남을 도우려 한다. 얽히고 설킨 인연으로 허덕이지만 그래도 나는 자유로울 수도 있다. 별장에 골프장 회원권은 없어도 그래도 나는 밤에 누울 공간이 있.. 이전 1 ··· 17 18 19 20 21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