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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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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의 유언 銅像의 유언 모두가 떠나버린 텅 빈 광장 빛 바랜 낙엽만이 나그네 되어 차가운 밤 별을 세고. 또 센다. 화려했던 만큼 아픔을 품고 울어야 한다. 긴 밤 어리고 설 킨 회포 간절한 소망만이 광장을 지키고 자 굶주린 나상(裸像) 위에서 기도를 한다. 찢어진 동 저고리, 쇠진(衰盡)한 수족(手..
사막 사 막 하늘을 처다보고 뒤를 돌아보고 하늘의 별은 총총한데 사방이 모래뿐이네 더 이상 걸을 수 없어 주저 앉는다. 지나온 발자취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지나온 길 되 돌아간다고 돌아가질 수 있을까? 앞으로 가도 뒤로 가도 모래뿐인걸 내가 아닌 모래의 일부로서 이승을 마감하는가? ..
디스코 디스코 디스코 빨간 얼굴 파랑 머리 하얀 눈 외로웠다. 지루했다. 짜증나고 답답했다. 부셔버리고 싶다. 쿵자자 쿵작 쿵작 부셔지는 드럼! 예------ , 아! 터지는 목청 토끼도 되고 지렁이도 되며 빠져나가자. 잃어버리자. 미쳐버리자. 뿌우연 자연 속에 어깨건 발이건 부딪히고 밟혀..
대로 대로(大路) 1998. 8. 12. 수.가끔 비 왕복 8차선 대로변을 고층 아파트에서 나려다 본다 아침에 일어나 보고, 담배 물고 나려다 본다 한 낯에 , 한 밤에 , 하루종일 나려다 본다. 비가 오던 , 눈이 오던, 항상 분주한 대로변. 승용차가 줄을 잇고 버스에 화물차가 뒤따른다 구급차가 간다, 소방차..
그래도 나는 그래도 나는 약육강식의 처절한 먹이사슬에서 그래도 나는 사람으로 태어났다. 공존이란 이름으로 서로를 이용하지만 그래도 나는 남을 도우려 한다. 얽히고 설킨 인연으로 허덕이지만 그래도 나는 자유로울 수도 있다. 별장에 골프장 회원권은 없어도 그래도 나는 밤에 누울 공간이 있..
한 여름밤의 장대비 한 여름 밤의 장대비 칠흑의 동공 위에 빗소리 가득. 눌림에 떠밀리며 머리만 흔든다. 무얼 잘못 한 겨 하늘이 무너지는 겨 미친 겨 화난 겨 나를 문책하려고 세상을 심판하려고 불상한 사람 괴롭히지 말고 그만 하시지 ……. 안 돼는 거여 잘못 짚은 거여 바보짓이여 세상 이치여 더운 것 ..
삼복지제 삼복 지제 /雲客作 대구는 37도 서울은 33도 연일 발령되는 폭염주의보 가로수가 실신한 듯 너절스리 비틀대고 차도는 게거품을 물고 헉헉 댄다. 하늘이 푹푹 찐다 한 들 영혼에 심장까지 삶으랴 화채도 좋으나 이열치열이니 땀 좀 빼고 등물하면 될 것을. 죽네 사네 하지 말게 호강인줄 왜..
잠자는 바다 사자를 보며 잠자는 바다 사자(동물들)를 보며 . <1>안타까움 바다속 고등 동물들이 한가로이 오수를 즐기고 있습니다.... 배 부르고 등 따시면 행복이라 했는데 이들이 행복하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지만 할 일이 없어, 하고싶은 마음이 없어 잠을 잔다면, 희망이 없어 의욕을 상실하고 자포자..